2026년 01월 27일 TuesdayContact Us

캐나다 학생들, 수학 성적 10년째 하락…“교육 방식 자체가 문제”

2026-01-27 12:24:15

탐구식 교육, 오히려 학습 격차 키워

예산 문제 아닌 ‘자원 배치’ 문제

 캐나다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교육 방식 전반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퀸즈 대학교 초등수학 교수 린다 콜건은 “사람들이 ‘나는 글을 못 읽어’라고 말하는 것은 부끄럽게 여기지만, ‘나는 수학을 못해’라고 말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라며 “수학을 싫어하고 못하는 것이 정상처럼 받아들여지는 문화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콜건 교수는 특히 유치원과 1학년 수학 성취도가 읽기보다 학생의 장기적인 학업 성취를 더 잘 예측하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C.D. 하우 연구소 보고서 역시 수학 성적 하락을 ‘국가적 긴급 과제’로 규정하며, 초등 수학 능력이 과학·기술·금융 등 고소득 직업군 진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위니펙대학교 수학·통계학 교수 안나 스토케는 2023년 국제 비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모든 주에서 국제 평균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성취도 하락은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에서는 성적 하락 폭이 학력 기준 2년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주요 원인은 ‘탐구 기반 학습’이다. 이는 교사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학생 스스로 문제 해결 전략을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콜건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이지만, 실제로는 기초 지식이 없는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부담을 지운다”며 “수학자들은 이미 풍부한 지식 창고를 가지고 탐구하지만, 아이들은 그 상태가 아닌데도 동일한 방식을 요구받는다”고 말했다.

스토케 교수 역시 “탐구 기반 학습이 수학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며 “특히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교사 주도의 명확한 설명과 반복 훈련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수학 성적 하락의 원인이 교육 예산 부족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이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스토케 교수는 “일본은 캐나다보다 학생당 교육비가 약 14% 낮지만 훨씬 높은 성취도를 보인다”며 “문제는 돈이 아니라 교육 자원의 배분과 수업 방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학년 말까지 모든 학생의 구구단 숙달 여부를 점검하고,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정기적인 전국 단위 수학 성취도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통해 뒤처지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격차가 커지기 전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콜건 교수는 고등학교 단계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캐나다 학생의 절반도 안 되는 비율만이 12학년 수학·과학 과정을 이수하고 있으며, 이는 대학·기술·직업 교육 진입 자체를 막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수학을 이수하지 않으면 전체 대학 과정의 65~75%에서 사실상 배제된다”며 “수학이 필요 없는 분야는 거의 없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를 깨닫기 전에 이미 선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수학 위기가 단순한 학력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과 사회 이동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수학은 선택 과목이 아니라 생존 기술”이라는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