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숙 교사가 엮은 어린이 시집 ‘분꽃 귀걸이’ 발간
캐나다 이민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녀들의 교육도 큰 몫한다. 유치원부터 사교육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의 입시환경의 한국교육 실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을 내 자녀에게 주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이 분명 캐나다로 발길을 옮겨 정착하고 있는 우리네 이민사의 한 부분일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천편일률적인 교육 제도에서 벗어나 지식 전달만의 아니라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올 2월, ‘분꽃 귀걸이’라는 시집을 발간한 송숙 교사를 소개한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지은 시들은 한글을 배우는 캐나다에 사는 이민 1.5세대 이상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소설가 이외수 추천사
무공해 채소같은 싱그러운 빛깔을 간직한 시집
‘분꽃 귀걸이’에 수록되어 있는 어린이들의 시를 읽으면서 저는 나이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열었을 때는 70이 조금 넘는 나이였는데 책을 덮었을 대는 7살 어린이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프고 무겁던 몸뚱어리가 가볍고 상퇘한 상태로 돌변해 있었습니다. 모든 시들이 무공해 채소같이 싱그러운 빛깔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짤막한 글들이지만 일만 근심을 순식같이 사라져 버리게 만드는 신통력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분꽃 귀걸이’를 펴낸 어린이들은 모두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서 온 세상을 무성한 시의 숲으로 가득 채울 수 있기를 빕니다. ‘분꽃 귀걸이’. 세상 사람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송숙 선생님 INTERVEIW
Q 두 편의 어린이 시집을 출판하셨는데 동기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동안 휴직을 했었어요. 큰 학교에서 부장을 몇 년 하다 보니 몸이 방전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다시 학급을 맡으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었어요. 마침 둘째가 1학년에 입학하는 해이기도 해서 아이의 학교적응도 도와주며 재충전하기로 했습니다.
2년 후 새로운 학교로 발령이 나서 4학년을 맡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새 학교에 적응하랴 아이들과 씨름하랴. 저는 한 달도 못 되어 몸이 파김치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칠판에 동시 하나를 적어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아침에 등교하면 자연스럽게 시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자연스럽게 시를 접하며 마음이 부드러워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시를 적어두고 1교시가 시작되기 전 가볍게 시를 읽어보고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희 반 남학생 하나가 일기장에 ‘나는 생애 처음으로 시 일기를 써본다’며 시 한 편을 써왔습니다. 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놀라고 기뻐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지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반 전체 아이들이 일기장에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시를 써오면 기뻐하며 반짝이는 표현들을 칭찬하는 것 밖에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전염되듯이 아이들은 스스로 시를 써오게 되었죠. 그렇게 해서 내게 된 시집이 <시똥누기>예요.
처음부터 시집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아이들의 시가 점점 발전하는 것을 보니 아이들의 소중한 글들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시집을 구상하게 되었고 첫 번째 어린이시집 <시똥누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2017학년도에 맡은 4학년 아이들과는 시똥누기 2집인 <분꽃귀걸이>를 냈고 아이들 시 두 편(김세은의 ‘하늘’, 정진영의 ‘벌레 먹은 배추’)이 시 노래로 만들어져 출판기념회 때 다 같이 부르기도 했습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동안 휴직을 했었어요. 큰 학교에서 부장을 몇 년 하다 보니 몸이 방전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다시 학급을 맡으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었어요. 마침 둘째가 1학년에 입학하는 해이기도 해서 아이의 학교적응도 도와주며 재충전하기로 했습니다.
2년 후 새로운 학교로 발령이 나서 4학년을 맡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새 학교에 적응하랴 아이들과 씨름하랴. 저는 한 달도 못 되어 몸이 파김치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칠판에 동시 하나를 적어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아침에 등교하면 자연스럽게 시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자연스럽게 시를 접하며 마음이 부드러워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시를 적어두고 1교시가 시작되기 전 가볍게 시를 읽어보고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희 반 남학생 하나가 일기장에 ‘나는 생애 처음으로 시 일기를 써본다’며 시 한 편을 써왔습니다. 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놀라고 기뻐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지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반 전체 아이들이 일기장에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시를 써오면 기뻐하며 반짝이는 표현들을 칭찬하는 것 밖에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전염되듯이 아이들은 스스로 시를 써오게 되었죠. 그렇게 해서 내게 된 시집이 <시똥누기>예요.
처음부터 시집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아이들의 시가 점점 발전하는 것을 보니 아이들의 소중한 글들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시집을 구상하게 되었고 첫 번째 어린이시집 <시똥누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2017학년도에 맡은 4학년 아이들과는 시똥누기 2집인 <분꽃귀걸이>를 냈고 아이들 시 두 편(김세은의 ‘하늘’, 정진영의 ‘벌레 먹은 배추’)이 시 노래로 만들어져 출판기념회 때 다 같이 부르기도 했습니다.
Q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면서 추구하셨던 점?
저는 아이들이 마음이 따뜻한 어린이, 자연 안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합니다. 시골이 아닌 도시에 위치한 학교이기에 <학교 안 나들이>를 통해 학교에 있는 나무와 풀, 곤충들의 이름을 익히고 알아가는 수업을 진행하고, 텃밭과 화단을 가꾸며 식물들을 보살피고 그것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하고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자연과 친숙해지도록 합니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어놀아야 건강하니까요.
저는 아이들이 마음이 따뜻한 어린이, 자연 안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합니다. 시골이 아닌 도시에 위치한 학교이기에 <학교 안 나들이>를 통해 학교에 있는 나무와 풀, 곤충들의 이름을 익히고 알아가는 수업을 진행하고, 텃밭과 화단을 가꾸며 식물들을 보살피고 그것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하고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자연과 친숙해지도록 합니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어놀아야 건강하니까요.
Q 학생들에게 시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노하우?
어른들이 쓴 동시 중에서 쉽고 재미있는 시를 들려주기도 하고 시 노래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또래 아이들의 시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그럼 공감도도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어! 나도 저 정도 시는 쓰겠다.’ 생각해요. 그러면 시가 어렵고 나와는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가깝고 친숙하고 만만(?)한 것으로 느껴지지요. (참고로 저는 현재 매일 아침 칠판에 시 한 편을 써놔요.)
어른들이 쓴 동시 중에서 쉽고 재미있는 시를 들려주기도 하고 시 노래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또래 아이들의 시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그럼 공감도도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어! 나도 저 정도 시는 쓰겠다.’ 생각해요. 그러면 시가 어렵고 나와는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가깝고 친숙하고 만만(?)한 것으로 느껴지지요. (참고로 저는 현재 매일 아침 칠판에 시 한 편을 써놔요.)
Q 송숙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시란
제가 좋아하는 시는 꾸밈없이 솔직한 시입니다. 그런 시들은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거든요. 아이들의 시갑 바로 그런 시입니다. 아이들의 시는 꾸밈이 없어요. 솔직하고 느낀 대로, 직관적으로 쓰지요.
제가 좋아하는 시는 꾸밈없이 솔직한 시입니다. 그런 시들은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거든요. 아이들의 시갑 바로 그런 시입니다. 아이들의 시는 꾸밈이 없어요. 솔직하고 느낀 대로, 직관적으로 쓰지요.
Q 캐나다에 이민 온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데 힘을 씁니다. 이런 부모들에게 도움말을 주신다면…
우선은 부모님께서 아이들이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가정에서 모국어를 자주 사용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시를 지도하는 입장에서 제가 한 가지 방법을 추천해볼까요?
재미있는 노래(예를 들면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의 시노래 음반이나 창작동요제 음반)를 들려주거나 어린이시집을 읽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노래를 통한 모국어 습득은 자연스럽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어린이시는 읽으면서 또래 한국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동시에 한국 아이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아이가 한국어를 이해하고 그곳의 언어도 수준 높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어린이시를 읽은 후 영어로 번역해보게 하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일 것 같아요.
우선은 부모님께서 아이들이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가정에서 모국어를 자주 사용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시를 지도하는 입장에서 제가 한 가지 방법을 추천해볼까요?
재미있는 노래(예를 들면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의 시노래 음반이나 창작동요제 음반)를 들려주거나 어린이시집을 읽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노래를 통한 모국어 습득은 자연스럽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어린이시는 읽으면서 또래 한국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동시에 한국 아이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아이가 한국어를 이해하고 그곳의 언어도 수준 높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어린이시를 읽은 후 영어로 번역해보게 하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일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지금처럼 아이들과 학교 안에서 꽃을 기르고 채소를 기르며 시를 들려주고 시를 쓰게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제가 가르치는 반 아이들의 어린이 시집을 꾸준히 내고 싶고요. 또 한 가지, 저를 거쳐 간 시똥누기 1기, 2기, 그리고 지금의 3기 또 앞으로 나오게 될 시똥누기 4기, 5기 아이들이 저와 헤어져도 꾸준히 시를 쓰게 하여 그 아이들의 시를 엮어 시집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시똥내음이 어린이들에게 또 어른들에게도 멀리멀리 퍼지게 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어린이시는 동심을 잃어버리고 사는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혹시라도 여건이 허락지 않아 시집을 출간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시집 출간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들과의 시똥누기 작업은 제가 교직을 마칠 때까지 계속 해야 할 저의 일입니다.
지금처럼 아이들과 학교 안에서 꽃을 기르고 채소를 기르며 시를 들려주고 시를 쓰게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제가 가르치는 반 아이들의 어린이 시집을 꾸준히 내고 싶고요. 또 한 가지, 저를 거쳐 간 시똥누기 1기, 2기, 그리고 지금의 3기 또 앞으로 나오게 될 시똥누기 4기, 5기 아이들이 저와 헤어져도 꾸준히 시를 쓰게 하여 그 아이들의 시를 엮어 시집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시똥내음이 어린이들에게 또 어른들에게도 멀리멀리 퍼지게 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어린이시는 동심을 잃어버리고 사는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혹시라도 여건이 허락지 않아 시집을 출간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시집 출간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들과의 시똥누기 작업은 제가 교직을 마칠 때까지 계속 해야 할 저의 일입니다.
Q 밴쿠버 한인 사회에 한마디
모국의 어린이들이 쓴 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쓴 시가 캐나다에 계시는 동포들에게도 소개가 된다는 것이 정말정말 기쁘고 교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도 이 소식에 무척 기뻐하고 있어요. 캐나다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모국의 아이들이 쓴 시를 들려주세요.
어린이시집이 그곳의 아이들과 모국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국의 어린이들이 쓴 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쓴 시가 캐나다에 계시는 동포들에게도 소개가 된다는 것이 정말정말 기쁘고 교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도 이 소식에 무척 기뻐하고 있어요. 캐나다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모국의 아이들이 쓴 시를 들려주세요.
어린이시집이 그곳의 아이들과 모국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