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진화하는 사기 수법과 AI 위협에 무방비”
밴쿠버에 거주하는 한 은퇴 여성이 보이스피싱(피싱) 사기로 불과 사흘 만에 예금 40만 달러를 모두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은행의 허술한 거래 감시 시스템과 대응에 강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건은 피해자의 은행 사기전담반을 사칭한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사기범들은 최근 특정 거래를 한 적이 있는지 물은 뒤,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어 당좌 예금 계좌에서 또 다른 의심스러운 거래가 발견되었다며 접근했다.
피해자는 수상함을 느끼고 직접 은행 지점을 찾아가 문의했으나, 당시 은행 창구 직원은 “별다른 이상이 없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피싱 사기범들은 전화번호 조작(스푸핑) 기술을 사용해 은행의 공식 번호인 것처럼 가장했다. 피해자는 “사기범들에게 그 어떤 개인정보도 새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이미 내 이름, 주소, 전화번호, 생년월일 등 모든 정보를 쥐고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보가 이미 과거 데이터 유출로 다크웹 등에 유포된 뒤 사기범들에게 수집 및 악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피해자는 그동안 단 한 번도 대액 송금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측에서 사흘 동안 40만 달러가 빠져나가는 동안 이를 이상 거래로 걸러내지 못한 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해당 은퇴자는 피해 발생 한 달 동안 은행으로부터 5만 달러만 돌려받은 상태이며, 남은 금액도 환불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은행 측은 고객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특정 사건에 대해 상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은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나 이메일로 발송된 일회성 보안 코드(OTP)를 전화로 물어보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사기 수법이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사기범들은 AI를 활용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나 가족·전문가의 목소리를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복제하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캐나다인이 사기로 입은 피해액은 6억 3,8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유선 연락이나 급박하게 자금을 이체하라는 요구를 받으면 즉시 행동을 멈추고 직접 해당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