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에 ‘숨통’…2억6천만달러 세수 포기
업계 “정치적 행보 여부를 떠나 올바른 결정”
이비 수상 10월 조기 총선 강행 가능성 열어
데이비드 이비 BC주수상이 18일 밴쿠버에서 열린 BC 지자체 연합(UBCM) 컨퍼런스 연설에서, 오는 10월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전문직 서비스 대상 주판매세(PST) 확대 적용을 전격 유예하겠다고 발표해 참석자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이번 PST 확대 유예로 인해 BC주는 2026-27 회계연도에 전문직 서비스 과세를 통해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했던 2억 6,000만 달러 상당의 세수를 포기하게 됐다. 이번 회기 BC주 정부의 예상 재정 적자 규모가 이미 138억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파격적인 결정이다.
이비 주수상은 이와 함께 제조업체들의 사업 확장과 고용 창출을 돕는 ‘제조업 일자리 프로그램’을 포함한 3개 기업 지원 사업에 7,500만 달러의 예산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비 주상은 “주요 수출국인 미국으로부터 제품 판매 금지나 상상을 초월하는 고율 관세 폭탄을 맞고 있는 지역 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기업들이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숨통’을 터달라는 요청에 응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계는 이번 발표를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광역 밴쿠버 상공회의소는 이번 조치가 고용주와 창업가, 일반 가계의 부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지트 앤더슨 상공회의소 CEO는 성명을 통해 “‘고물가 타파’ 캠페인을 통해 회원사와 지역 기업들이 주의원들에게 4,0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는 등 민심의 심각성을 전달해 왔다”며 “이번 결과는 정부와 경제계 간의 건설적인 소통이 이뤄낸 성과이며, 앞으로 유예 조치가 영구 폐지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자영업연맹(CFIB)의 서부 캐나다 담당 서맨사 하워드 부회장 역시 환영의 뜻을 밝히며, 최근 자체 조사 결과 지역 기업의 72%가 PST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던 현실을 지적했다. BC소상공인연합(BIA)도 조기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인지 여부를 떠나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설은 주민들에게 조기 총선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비 주상은 최근 마크 카니 연방총리 및 타 주수상들과 함께 참석했던 오타와 투자 컨퍼런스 성과를 부각하는 한편, 미국 관세 위협에 맞서 집권 신민당(NDP)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LNG 프로젝트, 광산 개발, 친환경 전력망 확충 사업 등을 집중 조명했다.
이비 주수상은 “정부가 집중 관리하는 우선 과제 프로젝트를 기존 35개에서 41개로 확대한다”며 “이 프로젝트들은 총 1,3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와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 5만 6,000개를 추가로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무역 통계에 따르면 대미 수출이 4% 감소했다. 이는 기업과 가계에 모두 악재이자 도전 과제”라면서도 “하지만 미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은 오히려 16%나 증가했다. 이것이 바로 BC주가 나아가야 할 확실한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차세대 페리 건조 문제와 관련해, BC 페리 측에 향후 선박을 BC주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차기 페리 4척을 중국에서 건조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국내에서 건조했다면 15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보고서가 나오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다만 이비 주수상은 10월 17일 지자체 선거 이후로 주 총선을 미루겠다는 확답은 피했다. 지난 17일 UBCM이 당초 예정된 정기 선거일(2028년 10월 21일)을 준수해 달라고 채택한 긴급 결의안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비 주수상은 “지방정부가 직면한 현안들이 주 전체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만큼 출마자들과 지역 지도자들의 불안감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BC주와 캐나다 전체가 존망의 기로에 서 있는 순간이며, 각 정치 세력 간에 명확한 국정 방향의 선택지가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기 총선 강행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