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왜 이렇게 투명 한가
멀어야 보이는 것
멀리 있어야 보이는 것
가까이 가면 사라지는 것
사뿐 앉았다 이내 사라지는
새벽 이슬
보려고 하지 말라
안 보아도 이미 여기 앉아 있고
잘 보이려고 하지 말라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이미 넌 투명하다
잘 하려고 하지 말라
잘 안 하려고 해도
이미 넌 완전한 가을 이다
멀어야 보이는 가을은 그래야 더욱 잘 보인다
팔등에 부드럽게 앉은 바람은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아도
네 마음을 다 아는 양 소소한 바람 너에게 뿌리고
멀어 간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는 이미 가을에 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