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7일 ThursdayContact Us

가을 / 윤문영

2026-09-17 02:30:04

가을은 왜 이렇게 투명 한가

멀어야 보이는 것

멀리 있어야 보이는 것

가까이 가면 사라지는 것

사뿐 앉았다 이내 사라지는

새벽 이슬

보려고 하지 말라

안 보아도 이미 여기 앉아 있고

잘 보이려고 하지 말라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이미 넌 투명하다

잘 하려고 하지 말라

잘 안 하려고 해도

이미 넌 완전한 가을 이다

멀어야 보이는 가을은 그래야 더욱 잘 보인다

팔등에 부드럽게 앉은 바람은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아도

네 마음을 다 아는 양 소소한 바람 너에게 뿌리고

멀어 간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는 이미 가을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