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7일 목요일Contact Us

2024 제6회 BC 다문화 공연 예술제

2024-10-17 10:41:12

BC주엔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산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울려 공연하고 함께 즐기는 공연무대를 통해 다민족이 상호교류하고 대화의 기회를 가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이 10월 12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버나비 쉐볼트극장에서 있었다. 이탈리아 팀, 중국팀 한인 댄스팀, 풍물놀이팀 밴드 등 다양한 공연팀이 공연에 참가했지만 관객은 아무래도 한인이 많았던 것 같다.

재능이 있는데 모르고 살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공연을 억지로 하기도 한다

프로가 아니어도 감동을 주는 공연이 있다.

특히 이민자들은 삶이 먼저라 자신의 재능이나 끼를 숨기거나 잊고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내안에 네가  

시/전재민

육십년을 살아 왔지만

꿈틀꿈틀 살아 숨쉬는

네가 있는 줄은 몰랐다

 

꼬맹이적 나와

사춘기적 네가

다르듯이

 

부모뜻에 따라

남편 길따라

자식들 위해 살아 온 길

 

문학소녀였던 적도

유행따라 옷입고 싶은 적도

친구들하고 디스코 신나게 추고 싶던 클럽도

나이들고 엄마되고 할머니 되어 잊었던 감성

 

발자욱마다

흔들리는 치마자락마다

숨겨왔던 끼가 살아 숨 쉰다.

다중인격이라고 해서 한사람안에 많은 사람의 성격이 함께 하는 것을 병처럼 취급하지만 사실은 사람들에겐 하나이상의 성격을 누구나 가지고 살아 가고 있다.

어린시절엔 내가 욕심을 부리고 먹을 것, 못먹을 것도 마구 끌어다가 입으로 가져 가는 욕심많고 자기만 아는 아기라도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이쁘다고 한다. 특히 그 아기가 자기 손자이면 더욱 그렇다. 그러던 아이가 조금씩 커서도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지기 위해 참지 못하고 생떼를 쓰기도 한다. 그러면 다음에 사줄께 하고 구스르기도 하지만 안되면 야단치고 혼내는 경우도 많다. 즉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살면서 차츰 느끼고 포기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 공주처럼 왕자처럼 대하는 집안일을 하는 직원들까지 있는 경우 아이들은 자신들의 욕심을 제어할 수 있는 법을 잊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려고 하지만 세상은 자신의 뜻대로만 되지 않고 어둠의 세계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고도 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초등학교때 꿈이 다르고 대학졸업할때 꿈이 다르다. 꿈이라는 것은 점점 사회에 적응해 가면서 작아 지기도 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해서 아이들을 기르면서 부모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자기 마음에 뭍어두었던 꿈과 하고자 했던 일들은 아주 마음 깊숙한 곳에 잠자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밴쿠버한인장년회 복합문화공연은 한인타운의 다른 공연으로 다른 해보다 적은 관중들이 모인 공연으로 시작됐다. 또한 선거기간이라 주의원들처럼 정치인들이 참여 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다양한 밴드와 어린이 풍물놀이패 우클레라 공연등으로 공연이 이어졌다.

이번 공연에서 내가 생각하는 하이라이트라면 늘푸른 장년회 라인댄스 팀의 라인댄스 공연이었다. 전문적인 팀이 아니지만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 공연은 관중의 많은 공연을 받았다. 어느 가족에서 엄마로 할머니로 살아 왔을 공연팀은 그동안 숨겨왔던 내재된 끼를 마음껏 발휘한 공연이었다. 보통 공연이라고 하면 남들에게 자랑하고 보이는 것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한다. 그 과정에서 내게 이런 능력이 있었구나 하는 자기를 돌아보는 경우도 많다. 프로는 프로이니까 그렇다고 능력을 인정해 버리지만 늘푸른 장년회 라인댄스 팀은 우리주변에 우리와 같은 이웃이 열심히 연습해서 이렇게 훌륭한 공연을 이루어 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공연이란 공연자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가지만 관중의 입장에서도 지역과 환경이 달라 멀리서 또는 없는 시간을 내거나 다른 약속을 깨고 참석하는 경우도 많기때문에 공연에서 얻어 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 즐겁거나 감명깊거나 신나거나 말이다. 공연인 성공하려면 이것은 필수적인 요건이다. 공연자중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가족이 있어서 오는 관객도 있겠지만 순수하게 공연을 보려고 온 사람들도 있는데 재미도 즐겁지도 감명깊지도 않다면 다음엔 절대 발걸음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연전에도 공연장밖에 단풍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면서 생각한 것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좋아 하는 것에는 시간과 돈과 열정을 쏟는 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싫어 하거나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돈을 주면서 오라고 해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공연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단풍사진을 찍느라 열심이었다. 그들은 그 단풍에서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고 햇살의 빛과 단풍의 조화가 빚어내는 사진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오던 길엔 기대가 있었고 공연을 끝내고 가는 길엔 공연 모습을 떠올리면서 집으로 간다. 아주 먼 버스 타고 전철타고 버스타고 도보로 걷는 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