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4일 WednesdayContact Us

집 근처 산책 나섰던 모녀 참변…회색곰 공격 추정

2026-11-04 14:14:00

BC주 벨라쿨라에서 회색곰 공격으로 의심되는 사고로 숨진 제니 발카라스(48)와 딸 셀라 리드(19). 가족들은 두 사람이 지난 1일 실종 신고된 뒤 등산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진=페이스북/Balcarras family

BC 벨라쿨라서 회색곰 공격 의심 사고

실종 신고 후 이틀에 걸쳐 시신 발견

야생동물보호국 수사 진행

BC주 벨라쿨라에서 회색곰(그리즐리베어)의 공격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해 어머니와 딸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BC주 야생동물보호국(Conservation Officer Service)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 가족들이 여성 2명의 실종 신고를 하면서 벨라쿨라 RCMP와 구조대가 수색에 나섰다.

월요일 오후 스누카 웨스트 트레일(Snooka West Trail) 인근에서 실종자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야생동물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발견돼 야생동물보호관들이 수사에 투입됐다.

이후 화요일 오후 야생동물보호관들과 RCMP의 수색 끝에 나머지 실종자 1명의 시신도 발견됐다.

가족들은 희생자가 제니 발카라스(48)와 그의 딸 셀라 리드(19)라고 확인했다.

발카라스의 남동생 매트 발카라스는 화요일 오후 벨라쿨라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누나가 뛰어난 예술가였으며, 학교에서 미술치료사로 일하기 위해 벨라쿨라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누나는 체구가 아주 작았지만 놀라울 만큼 강인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매트에 따르면 누나는 토요일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그날 밤 예정된 온라인 모임에 나타나지 않았다.

가족들은 이후 연락이 닿지 않자 일요일 오전 친척을 통해 RCMP에 안전 확인을 요청했다. 경찰은 등산로 입구에서 모녀가 타고 온 차량을 발견했다.

매트는 사고가 발생한 등산로가 집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었다며, 두 사람이 산책을 나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등산로는 집에서 아주 가깝고 마을에서도 멀지 않다”며 “외딴 지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먼저 시신이 발견된 제니 발카라스는 네 자녀의 어머니이자 손주를 둔 할머니였다.

그는 과거 벨라벨라 커뮤니티 스쿨에서 학교 상담사로 일했으며, 올여름 벨라쿨라로 이주했다.

막내딸인 셀라 리드는 교육 보조원으로 일하면서 애서배스카대학교(Athabasca University)의 온라인 교육과정을 통해 시간제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매트는 모녀가 BC주 중부 해안과 알래스카 등 외딴 해안 지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자연을 잘 모르는 도시 사람들이 아니었다”며 “자신들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던 강인한 여성들이었다”고 말했다.

유가족의 장례비를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도 개설됐다.

BC주 야생동물보호국은 성명을 통해 이번 회색곰 공격 의심 사건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프 타이어 경감은 온라인에 게시한 성명에서 “이번 비극적인 시기에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사건을 계속 조사하면서 가족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어 경감은 주민들에게 스누카 웨스트 트레일에 접근하지 말고 수색과 조사 작업을 야생동물보호관들에게 맡겨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주민들의 걱정과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현장의 위험성과 보호관들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일반인들이 해당 지역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생동물보호관들은 화요일에도 현장에 머물며 곰을 수색하고 포획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포획된 곰은 이번 사망 사건에 연루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받게 된다. 공격을 일으킨 곰으로 확인되면 야생동물보호국은 해당 곰을 안락사시킬 방침이다.

현재 벨라쿨라 RCMP와 벨라쿨라 밸리 수색구조대, 눅살크 원주민(Nuxalk Nation) 연락 담당자들이 수사와 수색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눅살크 원주민의 새뮤얼 스쿠너 추장은 화요일 성명을 통해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스쿠너 추장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는 아직 밝혀지고 있지만, 이번 일이 피해자 가족과 지난해 곰 공격 사건의 피해자들, 그리고 지역사회 전체에 얼마나 큰 정신적 충격을 줄지 우리는 직접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벨라쿨라에서는 약 1년 전에도 회색곰이 학생과 교사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벨라쿨라강 인근에서 회색곰 한 마리가 학생과 교사 약 20명으로 구성된 단체를 갑자기 공격해 어린이 3명과 성인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악살크타 학교(Acwsalcta School)의 4·5학년 학생들은 현장학습 도중 등산로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멈춰 있었다. 이때 회색곰이 숲에서 갑자기 나타나 일행을 공격했다.

중상을 입은 4명 외에도 7명이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병원으로 이송될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