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최대 1,000달러 상당… 유가족의 추모 물품 노려
버나비 경찰이 지역 묘지에서 청동 꽃병 수백 개가 도난당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꽃병 한 개의 가격은 최대 1,000달러에 달할 수 있어 피해액은 수십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유가족들이 겪을 정서적 고통도 크다고 우려했다.
누군가 묘지에 몰래 들어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남겨진 꽃을 꽂는 청동 꽃병을 훔쳐 가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범행을 “역겨운 행위” 라고 비판했다.
버나비 RCMP의 마이크 칼란지 경사는 “금전적 가치도 상당하지만, 이 물품들이 상실의 아픔을 겪는 가족들에게 지니는 정서적 가치는 그에 비할 수 없다” 며 “고인이 잠든 장소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은 이미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주는 역겨운 행위” 라고 말했다.
도난은 지난 몇 달 동안 지역 묘지에서 발생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묘지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칼란지 경사는 “유가족들이 고인의 묘소를 방문했을 때야 도난 사실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히 몇 개가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고 설명했다.
묘지 물품 도난 사건이 간혹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이어진 사례는 처음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버나비 사우스에 있는 두 곳의 묘지가 모두 피해를 입었고 각 묘지에서 최소 100개의 꽃병이 도난 당했다. 버나비 경찰은 강력수사팀이 이 수사를 이끌고 있으며, 인근 관할 경찰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칼란지 경사는 “현재로서는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고 말했다. 밴쿠버 경찰은 밴쿠버에서는 이와 비슷한 묘지 절도 사건이 잇따라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도난당한 꽃병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칼란지 경사는 “범인이 이 물품들을 어디에 처분할지는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며 “많은 꽃병을 녹여 금속으로 만들고, 정식 금속 매입업체에 그 금속을 어떻게 얻었는지 설명하려면 어느 정도 지식이 필요할 것” 이라고 말했다.
금속 절도범들이 훔친 물품을 해외로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칼란지 경사는 청동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이 그런 방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묘지는 금속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청동 꽃병을 비롯해 묘비 부속품과 명판 등을 녹여 고철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BC 금속 판매업체 및 재활용업체법에 따르면 재활용 금속을 매입하는 고철업체는 주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금속을 판매하려는 사람도 자신이 해당 금속의 소유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정부가 발급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업체는 거래 정보를 기록해야 하며, 거래 당일 경찰에 금속 매입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도난품의 특징과 일치하는 물품이 거래되면 경찰이 조사할 수 있다. 주정부 규정에 따라 금속을 현금으로 매입할 경우 지급액은 50달러로 제한된다.
올 봄 노바스코샤 경찰도 한 지역 묘지에서 꽃병 60개 이상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된 뒤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온타리오주에서도 비슷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해밀턴 경찰은 지역 묘지에서 청동 꽃병 약 40개를 훔친 것으로 확인된 남성을 입건했다. 이 남성은 5,000달러가 넘는 장물 소지와 5,000달러가 넘는 장물 거래 혐의를 받았다.
버나비 경찰은 사건 관련 정보를 가진 시민들이 수사관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전용 전화번호를 개설했다. 제보 전화는 604-646-9911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