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영
존재 중심, 글쓰기 코치

 

까만 저녁이 외로워
콧 노래를 불렀더니
외로움도 사치다 라고
바람이 흐드러지게 분다

잔뜩 움츠린 어깨 위
저녁 바람이 내 외로움에게
휘파람을 건네는 저녁

이대로 멈추었으면
오늘의 외로움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바람이 건듯 분다

지나가는 사람과
개 두마리 산책 나오다
나와 눈이 마주 치자

그들은 지나가고
지나간 자리
내 두어 걸음으로 채워지면

야위어 불던 저녁 바람,
가득한 붉은 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