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영

 

누군가 꽃구경 가자고 한다

그 말이 너무 정다워서 눈이 부셨다

그 말이 너무 익숙치 않아서 잠시 내 마음속으로 들여보내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 말이 너무 오랜 만에 듣는 말이라 서걱대는 모래알처럼 잠시 있었다

누군가 기기 막히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척하다가

꽃구경이 더 좋아서

유혹하는 꽃을 따라 간다고 했다

4월은 꽃이 내리는 날

햇살도 따듯 하게 내리 쪼이면

덩달아 신발이 내 던져지는 날

가만히 피고 지고 하는 꽃이

사월안에 흐드러지게 있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