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는 거리가 하얗게 비워 있음을 발견한다
줄지어 있었던 차량들이 거리를 비우고
오랜 만에 사치를 부리면서 햇살이 내리는 거리를 걷는다
이것을 사치라고 부르는 나는, 오래 동안 아팠던 모양이다
숨 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몸이 아픈 나를 발견하고
커피 마시고 싶은 나를 발견한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는 일요일 오후
일부러 우회로 걷고
일부러 천천히 걸어도 되는 아름다운 거리
쉼이 허락된 거리
달콤한 꿈이 되어 달콤한 맛이 거리를 돌아다닌다
부엌까지 쫓아오는 달콤한 휴식이 잠시 주춤 하더니
몸이 아픈 나를 감싸 안는다
아프다는 것은 쉼이 있을 때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