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상 A 김동하
비는…
오늘, 하늘이 열리고 비가 쏟아졌습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겨울이 왔다가 사라지고, 여름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고, 상점들은 벌써 새로운 계절인 여름을 맞이하기위해 장식을 하고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햇볕을 쬐면 쬘 수록 비가 더 많이 내리는 것 같습니다. 마치 날씨가 우리에게 농담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종종 비를 초대받지 않은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생각합니다. 왜 비는 그냥 그치지 않는 걸까요? 비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아랑곳 않고, 모든 계절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로 비가 사라지기를 원할까요? 우리에게 비가 오지 않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마치 음악을 듣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리듬을 만들어 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비가 단지 번거로움일 뿐이며, 계획을 망치고 식물 가지를 부러뜨리는 귀찮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비는 그렇진 않습니다. 좋거나 나쁜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비는 단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이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것은 삶 그 자체입니다. 모든 것을 깨끗이 청소하여, 신선하고 새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건조하고 목마른 정원을 생각해 보세요 비는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물을 흠뻑 먹은 꽃들은 그들만의 선명한 색상을 한 껏 뽐내게 됩니다. 땅은 부드러워지고, 더욱 더 생기가 돕니다. 비는, 마치 한편의 좋은 시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선물해 줍니다. 더 나아가 우리에게 세상의 깊이와 의미를 더해 줍니다. 어렸을때 나는 시원한 창문 유리에 얼굴을 대고 비가 내리는 동안 바깥의 모든것이 수채화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물방울 하나하나가 마치 붓으로 그려 나가는 수채화 같았으며, 물 웅덩이와 거기에 비춰지는 그림들이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 졌습니다. 계속 내리는 비는 나의 영혼을 위한 마치 편안한 자장가처럼 느껴 졌습니다. 그 기억은 여름 폭풍우 뒤에 찾아오는, 싱싱하고 습한 냄새처럼 나에게 남아 있습니다. 과거의 속삼임을 불러 일으키고 지나간 시간을 생각나게 하는 냄새입니다.
도시의 비는 숲 속이나 시골의 비와는 다른 독특한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의 비는 지붕을 두드리고, 거리에서 춤을 추며, 마치 우리의 복잡한 삶과 함게 소란스러운 멜로디와 어우러 집니다. 사람들은 비에 젖지 않기 위해 우산속으로 몸을 숨깁니다. 비는 평범한 것을 아름답게 바꾸는 마법이 있습니다. 비로 젖은 거리에 반사되는 교통 신호등의 네온빛과 상점들의 불빛, 그리고 물웅덩이를 지나가는 차들의 첨벙소리들, 이것은 마치 시간을 초월하면서 만들어내는 한편의 시같은 명장면을 연출해 내는것 같습니다. 이 순간들은 제가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곤 합니다.
비는 약간 역설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머니의 손길처럼 부드러울 수도 있지만 신의 분노 같을 수 있으며, 잘 보듬어 주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혼란을 가지고 올 수도 있는 것이죠. 비의 진정한 힘은 이런 상반되는 면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대조로 가득 차 있으며, 이러한 대조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비가 사라지기를 바라는것은 우리의 영혼, 즉 존재의 일부를 지우는 것과 마찬 가지라고 느껴 집니다.
그러니 비가 내리게 그냥 두세요. 먼지를 씻어내고 영혼을 상쾌하게 할 수 있도록 말이죠. 비는 우리의 삶의 순환, 즉 다시 살아나고, 자라는 그 순간들을 느낄 수 있게 하죠. 비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처럼 중요하며, 그로인해 나 자신과 세상이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비를 없애길 바란다는것은 복잡한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시의 일부분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럼 비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본 후에도 비가 없어지길 바라는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