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정순
요즈음 어떤 이유에서든 한 부모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제 옛날과 달라서 아빠 없이 엄마와 산다고 해서, 아니면 아빠와 산다고 해서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엄마가 없거나 아빠가 없으면 외롭고 쓸쓸한 건 어쩔 수 없다. 주인공 준호는 아기 때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시고,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서 산다.
이 책을 쓴 김정배 작가는 준호의 외로움을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했다. 그 외롭고 쓸쓸함을 잘 견디고 이겨 나가는 준호를 어린이 여러분과 함께 응원했으면 한다.
준호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냇가로 간다. 그때마다 냇물에 떠내려 온 통나무 하나!
그리고 나뭇잎에 쓰인 신비한 초대 글!
통나무 위에 나뭇잎을 올려놓으면 나무가 자라 하늘나라로 올라갈 수 있다는데….
나뭇잎이 하늘나라로 준호를 초대한 까닭은 무엇일까?
어느 날 벽오동 숲에서 준호가 상처 난 아기 새(봉황)의 날개를 치료해 주는 일이 나뭇잎 초대장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엄마가 그리워진 준호는 냇가에 떠내려 온 나무토막을 집으로 가지고 오고, 이상한 글이 적힌 나뭇잎을 발견하면서 환상 세계로 빠져든다.
환상동화! 이렇게 아름다운 동화를 읽게 되는 어른이나 어린이 독자의 마음까지 아름답게 정화시킨다.
깃털을 타고 하늘을 날으고, 시냇물에 떠내려 온 통나무가 깃털보다 더 가벼워 집으로 들고 오자 오동나무가 된 통나무, 나뭇잎에 쓰인 노란 글씨는 하늘나라로 초대한다는 나뭇잎초대장! ‘잭과 콩나무’ 같은 신비한 이야기!
준호는 과연 하늘나라로 갈 수 있을까? 하늘나라로 가버린 그리운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며 환상의 나라로 초대하는 『나뭇잎 초대장!』
아빠가 재혼한다는 소리에 새엄마를 맞는 불편한 마음을 준호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새로운 가족을 이룰 수 있을지 긴장하게 한다.
이 책에서 전하고 싶은 것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이라고 해서 자녀의 생각을 무시해서도 안 되고, 자녀 또한 무작정 고집을 부려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가족은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서로 격려해 주고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어린이들은 ‘가족’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부모와 자녀인가요?
가족의 정의를 보면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아들딸, 손자, 손녀 등으로 구성된 집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가족의 형태도 한 부모 가족, 노인 가족, 조손 가족, 재혼 가족,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해졌습니다. 그런데도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항상 내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이 가족이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한 번 책장을 펼치면 끝까지 읽지 않고는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만큼 궁금증과 아름다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에 쏙 빠지게 된다.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하는데 반항하는 준호의 마음을 환상적으로 엮은 동화! 요즈음 우리사회에 편향된 일들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주인공과 독자, 그리고 작가! 삼위일체가 묘하게 엮여져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에는 어른들이 읽고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 아이라고 해서 그 의견을 무시하는 어른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여태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한 어른이라면 한 번쯤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 모두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가는 이글을 썼다고 한다.
그럼 준호를 응원하며 어떠한 환상적인 내용이 있는지 책속으로 들어가보자.
-책속으로-
“나뭇잎에 글이 쓰여 있었다고?”
“응. 하늘로 초대한다는 초대장이었어.
나뭇잎을 냇가에서 주워 온 통나무 위에 놓아두면
하늘까지 자라서 하늘나라로 올 수 있다고 했어.
깃털이 누군지 모르지만, 깃털이 쓴 초대장이었어.”
김정배 작가는….
서귀포 신인문학상과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으며, 『농촌여성신문』 스토리 공모 우수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동화집 《할머니의 테왁》, 《산호 해녀》, 《해녀 영희》(2021 세종도서 교양 부분 선정), 《사라진 골짜기》, 《진짜 우정 초대장》과 그림동화 《꽃밥》, 《반짝반짝 작은 등대 도대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