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정순
혹시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핑계를 대며 뒤로 미루는 일은 없었나요?
조선미 작가는 그러한 어린이들 마음을 아기돼지 도니를 통해서 콕 집어 깨우쳐 준다.
《엄마에게 가는 길》은 아기 돼지 도니를 통해 외부의 장벽은 마음의 핑계일 뿐, 마음만 먹으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임을 깨닫게 해 주는 그림동화다.
어른들은 친구들과 경쟁해서 일등하기 만을 원한다. 하지만 도니의 엄마는 그러지 않다.
엄마는 등수를 보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도니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난다고 했다.
어느 날 숲속 마을에 운동회가 열린다. 아기돼지 도니는 다리도 짧고 몸도 뚱뚱해 달리기를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꼴등으로 들어온 도니를 친구들은 놀린다. 하지만 엄마는 최선을 다하는 도니를 보고 흐뭇하다.
“엄마는 내가 꼴찌라도 괜찮아?”
“그럼,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우리 도니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는 눈물이 날 것 같아.”
이렇게 도니는 엄마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다. 하지만 도니는 차츰 밖에서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아져 깜깜할 때 집에 들어오곤 했다.
엄마는 점점 나이가 들고 쇠약해져 느티나무쉼터로 가게 된다. 도니는 처음에는 매일 엄마를 찾아가지만,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귀찮아진다.
그러다 엄마를 찾아가는 날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되고, 그걸 핑계로 엄마한테 가는 일을 더 게을리한다. 비둘기 차차로부터 엄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지만,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 엄마에게 가 보라고?”
핑계를 대며 가지 않는다. 동네 사람들이 쯧쯧쯧! 혀를 차며 도니를 나쁜 아이라고 한다.
“저러다 후회할 날이 오겠지.” 도니는 엄말 찾아가지만, 뚱뚱해진 몸으로 그 통나무 밑을 빠져나갈 재간이 없어 또 포기하려다 멀리서 뛰어와서 도움닫기로 그 통나무를 뛰어넘는다.
‘어? 그동안 내가 나무 밑 작은 틈만 봤구나. 이렇게 나무 위를 뛰어 넘으면 되는데!’
도니는 엄마에게 달려간다.
“엄마, 내가 너무 늦었지?”
“엄마는 네가 이렇게, 엄마 앞에 있는 것만 보여. 엄마한테 오는 길에 늦은 때란 없단다.”
엄마는 도니를 꼭 안아주고, 도니는 그때야 깨닫게 된다.
외부의 장벽은 마음의 핑계일 뿐, 마음만 먹으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엄마에게 가는 길》을 쓴 조선미 작가는 우리 아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갖기를 바라고 무슨 일이든지 잘 극복하는 아이, 숙제도 노는 것도 뒤로 미루지 않는 어린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그림 동화를 썼다고 한다. 아름다운 그림도 제목만큼이나 예쁘고 따뜻하다.
지금까지 우리 아이가 일등만 하길 바랐다면, 이제부터 우리 아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으면 한다.
《엄마에게 가는 길》을 읽고 가슴이 울컥해지는 동화,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 사랑해요.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엄마에게 안기고 싶어지는 동화!
조선미 작가의 따뜻한 마음만큼이나 따뜻한 동화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좋은 동화를 추천하면 마음도 함께 기쁘고 마음이 따뜻하다. 요즈음 동화는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장르이다.
–책 속 좋은 문장–
“엄마, 너무 늦었지? 친구들이 꼴찌라고 놀려.”
“친구들은 등수만 봐서 그래. 엄마는 우리 도니가 끝까지 달려 준 것만 보여.”
‘어쩌지? 저 나무 아래로는 도저히 지나갈 수가 없는데. 안 되겠다! 힘껏 달려 뛰어넘어 보자!’
모두 도니를 응원해요. 저 통나무를 뛰어넘어 엄마한테 갈 수 있기를. 다음은 도니를 응원하며 직접 읽어보기로 해요.
조선미 작가는….
한경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받았음 〈한국문학예술〉에 동화가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제29회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을 받음. 2023년에는 ‘올해의 안성문인’으로 선정되어 〈우리들의 글 쓰는 시간〉 동화창작 강의를 했습니다. 발표한 작품으로는 단편동화 〈할머니의 유모차〉, 〈파란 운동화〉, 〈어깨동무〉, 〈고급 슬픔〉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