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3일 WednesdayContact Us

‘전설’로 불리는 사나이와 그의 1982년 시보레 셰벳

2025-08-13 14:37:29

콜리는 미네르바 레스토랑에서 37년간 배달업에 종사해 왔다. 현재 그의 이 셰비 자동차 주행 마일리지는 50만km가 넘는다. 사진=ARLEN REDEKOP

밴쿠버 시민들의 ‘배달 영웅’으로 유명세

역사를 함께한 셰비 마일리지 50만km넘어

단골들 “그는 믿음직한 이웃이자 오랜 친구”

밴쿠버의 피자 배달원 찰리 콜리(69)는 ‘더 레전드(The Legend)’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에게도 다른 슈퍼히어로들처럼 특별한 탈것이 있는데, 바로 1982년식 2도어 셰비 셰벳(Chevy Chevette)이다. 수십 년 세월을 달려온 이 낡은 차량은 여전히 밴쿠버 곳곳을 누비며 허기진 주민들에게 따끈한 피자를 배달한다. 주민들에게 그는 단순한 배달원이 아닌, 믿음직한 이웃이자 오랜 친구 같은 존재다.

그의 이 차는 투 도어에 강력한 엔진을 자랑한다. 콜리는 밴쿠버 커리스데일 지역 소재 ‘미네르바 레스토랑’에서 지난 37년간 배달업에 종사해 왔다. 현재 그의 이 셰비 자동차 주행기에는 5자리 수가 보이지만, 그는 이 차의 누적된 마일리지는 50만km가 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당시만 해도 이 차를 이렇게 오랫동안 사용하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다고 한다. 이 차는 초기에 은색으로 돼 있었으나 그가 오렌지색으로 색깔을 바꿔 칠했다. 눈에 잘 띄는 색이라 고객들은 멀리서도 그의 배달을 바로 알아차리게 된다.

이 레스토랑의 오랜 단골 고객들은 콜리가 배달을 시작했던 지난 1988년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환한 미소로 언제나 이 차를 타고 음식을 싣고 배달을 위해 달려오는 그를 늘 반긴다. 콜리 또한 아침에 눈을 뜨면 이 식당으로 출근해 자신을 반겨주는 단골 고객들에게 배달 음식을 갖고 찾아가는 일이 행복한 일상이라고 말한다.

미네르바 레스토랑에는 콜리를 비롯해 총 4명의 직원이 배달업무를 맡고 있다. 콜리는 근무 시간당 수당을 받고 있으며, 고객 팁도 받는다. 자동차 개스비는 자신이 충당하는데, 이 차의 엔진 성격상 기름은 프리미엄을 넣는다. 슈퍼 볼 등 인기 스포츠 종목의 중요 게임이 있는 날에는 고객들로부터 많은 팁도 받기 때문에 그는 자동차 주유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한다.

도어대쉬, 스킵더디쉬 혹은 우버잇즈 등의 각종 음식 배달 서비스 앱 등이 서로 경쟁을 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현재 배달 일을 변경할 뜻이 전혀 없으며, 자신에게는 관련 앱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조차 없다고 한다. 오랜 단골 고객들과 대를 이은 그들의 자녀들을 이어서 만나게 되는 이 일이 매우 즐겁다고 그는 말한다.

버나비시 한 스튜디오에 살고 있는 그는 은퇴를 꿈꿨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이 계획은 무산됐다. “조금 속도를 늦추고 싶었지만, 요즘 경제 상황이 쉽지 않네요. 차도 이제는 여기저기 아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라고 그는 털어놨다.

수많은 배달과 세월 속에서 콜리가 얻은 삶의 교훈은 단순하지만 울림이 크다. “그저 좋은 사람이 되세요. 그러면 모든 게 잘 풀릴 겁니다.” 그의 말처럼, 전설은 여전히 오늘도 밴쿠버 거리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