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순 동화작가 추천도서7《산굴뚝나비 짱이의 모험》

2024-12-18 14:58:21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곤충들의 생존기

지구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 함께 공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행성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모든 동식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 하며, 그래서 지구를 사랑하고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산굴뚝나비 짱이의 모험』은 보호 곤충 세 종류 ‘물장군’ ‘비단벌레’ ‘산굴뚝나비’를 의인화해서 창작한 환경 동화다. 그들이 살아 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이 동화집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물과 식물들을 아름다운 그림과 화려한 색채로 생물도감을 연상케 한다. 지구 오염으로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곤충의 세세한 심리묘사와 주변환경을 아름다운 문체로 작가는 엮어냈다.

 

첫 번째 이야기《루다 물장군》

루다 물장군은 제주도 중산간에 있는 동백동산 근처 웅덩이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2급으로 보호받고 있는 생물이다. 루다 물장군은 웅덩이 대장으로 동생들과 웅덩이 안에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의 주인공으로서 역할 한다. 물장군 ‘루다’ 라는 이름은 아빠 물장군이 튼튼하게 잘 자라라고 지어준 이름이다.

아빠 물장군은 알들을 지키기 위해 사투하다 어느 날 사람들이 비춘 빛을 따라가며, 루다에게 동생 물장군들을 잘 돌보며, 웅덩이의 평화를 지키라고 말한다. 루다 물장군은 웅덩이의 평화를 위해 자신보다 엄청나게 큰 산개구리에게 대항하고, 황소개구리를 물리치고, 물방개에게 동생을 잃고, 낙심하기도 하지만 아빠처럼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으며 끝까지 웅덩이를 지킨다. 멸종위기야생생물을 보존하기 위해 연구원들에게 잡혀갔던 아빠 물장군과 동생들이 등에 번호를 달고 웅덩이로 돌아오고, 루다는 암컷 물장군을 만나 짝짓기를 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하며, 훌륭하고 멋진 아빠가 되는 희망을 가지며, 웅덩이를 지켜 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비단벌레가 사는 팽나무》

비단벌레 이야기다. 비단벌레 역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생물이다. 단비는 창가의 팽나무 가지에서 초록색에 윤기가 나고 날개에 붉은색 가로줄 무늬 두 개가 있고 갑옷을 입은 것 같은 아름다운 곤충을 발견하고, 생태 해설가인 아빠에게 말한다. 아빠는 그 곤충이 비단벌레라고 한다. 단비는 엄마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고 외로움을 비단벌레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오래된 팽나무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불편을 준다고 민원이 들어가서 비단벌레가 사는 팽나무를 베려는 아저씨들이 온다. 비단벌레는 그것을 막아달라고 단비에게 부탁하고 단비는 그 아저씨들과 맞서며 팽나무를 지켜낸다. 비단벌레는 단비의 친구가 되고 비단벌레의 생존기가 펼쳐진다.

 

세 번째 이야기《산굴뚝나비 짱이의 모험》

표제작《산굴뚝나비 짱이의 모험》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생물이다. 이 또한 산굴뚝나비의 살아남기 위한 사투이다. 한라산에 사는 산굴뚝나비 짱이는 태어 났을 때 어렴풋이 들은 ‘남벽을 향해 날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기억하며 사시랑이랑 알을 낳기 위해 모험을 한다. 지구 온난화로 더워진 날씨 탓에 시원한 곳을 찾아 제주의 제일 높은 곳인 백록담으로 가는 힘든 여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나게 그린 동화다.

이 동화에 나오는 세 편의 이야기는 곤충들이 살 수 없는 곳은 인간도 살 수가 없다는 깨달음과 지구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 함께 화합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환경오염의 주범인 인간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다. 지구에 생물이 살아갈 수 있게 하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우리 어린이나 어른들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세계 곳곳에 폭설로 지구가 위기에 처해있다. 그 또한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자연환경이 세계 최고라는 캐나다도 지구 온도가 3.5도나 상승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곤충들뿐만 아니라 사라져 가는 생물들을 통해 우리는 작은 생명체나 인간이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곤충이 못 살면 인간 역시 이 지구에서 멸종될 것이라는 아찔한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책속으로

“웅덩이에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적이 아니야. 물방개 말을 한번 믿어보자.”-p34

“우리가 힘을 합치면 이 웅덩이는 더 안전한 곳이 될 거야. 다 깨끗해질 거야.”-p54

“단비야, 이 팽나무를 베지 않게 도와줘.”-p78

“팽나무를 꼭 지켜줄게.”-p78

“비단벌레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귀한 곤충이래요. 이 팽나무를 베지 말고 치료해야 해요.”-p87

“덥다고 이대로 있을 순 없어. 알 낳을 곳을 찾아야 해.”-p98

“너희는 멸종위기에 있는 천연기념물이야. 귀한 나비지.”-p104

 

김도경 작가는

제60회 탐라문화제 전국문학작품공모전 동화 부문 오름상 수상, 장편동화『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라』2023년 아르코 문학나눔에 선정, 단편동화집『마음의 장식깃』과 『산굴뚝나비 짱이의 모험』제주일보「제주논단」필진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