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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아빠가 자녀를 위해 선택한 학교, 랭리 펀더멘탈 초등학교

2021-05-31 12:57:15

공립학교 교사인 양범모 선생님에게 자녀의 학교로 초이스 스쿨(choice school)중 하나인 랭리 펀더멘탈 초등학교(Langley Fundamental elementary school)를 선택한 이유를 들어봤다.

랭리 펀더멘탈 초등학교(Langley Fundamental elementary school)를 알아본다

 BC주의 발상지인 랭리는 1800년대에 허드슨 베이 컴퍼니가 세운 모피 무역 기지로부터 시작됐다.

랭리는 ‘타운쉽 오브 랭리(Township of Langley)’와 ‘시티 오브 랭리(City of Langley)’ 가 독립된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랭리 교육청은 랭리 지역의 13개 세컨더리 스쿨(secondary schools), 4개 미들스쿨 (middle), 31개 엘리멘터리 스쿨(elementary schools)의 약 20,000명의 학생들을 관장하고 있다.

랭리의 신도시 월넛그로브와 윌로비 지역은 지난 10여년간 새로운 콘도와 타운하우스가 꾸준히 건설 중이고, 커뮤니티센터, 윌로우브룩쇼핑센터, 코스트코, 수퍼스토어, 한남마트, 한아름마트, 롯데자이언트마트 등 편의 시설이 많으며, 랭리교육청이 BC주에서 두번째로 오랫동안 운영되고 있는 국제학생프로그램(international student program)을 통해 한국인 유학생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어 한국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민 1.5세대인 랭리지역 학부모 양범모 선생님에게 공립학교 교사로서 자녀의 학교로 랭리 펀더멘탈 초등학교(Langley Fundamental elementary school)를 선택한 이유를 들어봤다.

Q. 랭리 펀더멘탈 초등학교(Langley Fundamental elementary school, 이하 LFES)와 일반 공립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랭리에는 학구와 무관하게 지원하는 공립학교인 초이스 스쿨(choice school)들이 있어요. 프렌치 이머전(French Immersion), 랭리 파인 아트스쿨, LFES 등이 초이스 스쿨에 해당합니다. LFES는 킨더부터 쎄컨더리까지 이어지는 학교인데요, 현재 초등학교는 약5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입니다.

Q. G4, G3 남매를 두셨는데요, 자녀를 LFES에 입학시킨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는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부터 온라인 신청 후 무작위 추첨으로 변경 되었지만, 예전에는 선착순 등록경쟁이 치열했어요. 어느정도였냐면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하고 6주때 지원했더니 벌써 대기자였어요. 당시에 제가 랭리 교육청 소속이었는데, LFES에 동료가 있었거든요. 아내 임신 소식을 전하니까, 학교 등록 안하고 뭐하냐더군요. 그 정도로 인기가 있는 학교인데요, 이런 정보는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요. 캐네디언 끼리도 알음알음 공유하더라고요.

Q, 왜 그렇게 선호하는 걸까요?

기본(Fundamental)이란 이름에 걸맞게 유연함과 균형을 갖춘 자랑스러운 캐나다 시민 육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입니다. 학생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문해교육, 인성교육을 중요하게 여겨요. 학업성취수준이 높은 편이죠. 뱃속 태아 시절부터 지원했다는 건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많은 신경을 쓴다는 뜻이잖아요.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이 많다 보니 예의 바르고 배려심이 있어요.

LFES에 따돌림이 있다는 소리는 전혀 못 들었으니까요. 킨더부터 세컨더리까지 우정이 지속되니까 아이들의 심리적 동요가 적어요. 학교 분위기가 좋다 보니, 교사 이동도 거의 없고요. 학생을 가르치기 어려우면 선생님도 학교를 옮기거든요. 교사들 사이에서 LFES는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LFES는 합반이 없어요. 자리가 거의 나지도 않지만, 어쩌다 발생해도 웨이팅 리스트가 항상 차 있거든요. 교직원 급여와 관련된 사항이라 합반은 사립학교에서도 있기 마련인데, LFES는 전혀 없어요.

Q, 킨더부터 세컨더리까지 우정이 지속된다면, 중간에 들어간 학생들은 적응이 어렵지 않을까요?

소위 텃세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제가 2007년부터 교사로서 여러 지역에서 근무를 했는데요, 아무래도 고층콘도 지역이나 렌트가 많은 동네는 학생 이동 비율이 높더라고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버나비의 초등학교도 콘도 지역에 있는데요, 여름방학 지나고 새 학년 되면 전교생 40프로가 물갈이 돼요. ELL 비중도 거의 50%예요. 그런 상황일 때는 ‘내가 너보다 일년 먼저 왔어, 너보다 영어 잘해’ 라며 아이들 사이에서 계급이 생기기도 해요. 반면 환경 변화가 적으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평온해요. 불안이 적은 아이는 새로운 친구를 품을 수 있어요.

Q, LEFS는 ELL수업 비율이 어떤가요?

이민 2세대들 중에서도 부모님의 모국어를 우선으로 하는 경우 ELL수업이 필요 해요. LEFS의 ELL 비율은 0.1%인데, 그 중 두 명이 우리집 애들입니다. 우리 애들은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지만 집에서는 한국어를 썼거든요. 지금은 영어가 더 편해졌지만, 처음 킨더 갔을 때만 해도 영어가 안돼서 울었어요.

우리 애들은 소수정예 ELL 반에서 케어를 엄청 잘 받고 있어요. ELL수업을 길게 받은 것에 대하여 우려하는 학부모님들도 계시지만, 교육의 질을 고려하면 굳이 ELL을 서둘러 끝낼 필요는 없어요. 이런 말이 있거든요. ‘ELL수업을 졸업하면 케네디언보다 영어를 더 잘하게 된다.’ 쎄컨더리 때 졸업학점 문제가 생기면 ELL이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대학 내신 무관할 때는 ELL을 충분히 받는 게 좋아요. 제가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캐나다에 왔는데요, 10학년에 ELL이 끝나자마자 캐네디언 애들이랑 영어시험 봐서 바로 1등 했어요. ELL의 졸업 기준은 캐네디언 상위권 영어 수준이니까요.

Q, School Rankings(www.compareschoolrankings.org)에 따르면 LEFS의 랭킹은 931개 초등학교 중 260위입니다. (2019년 기준) School Rankings의 순위가 학교 분위기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을까요?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있죠.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은 무리 없이 수업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의미니까요. 너무 랭킹 순위가 높으면 다들 잘하니까 주눅이 들 수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School Rankings 중상 레벨 순위 학교를 추천합니다. 중상 수준이면 두루두루 학생들이 분포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School Rankings을 통해 최근 5년간 변화를 알 수 있는데요, 꾸준하게 중상 등수를 유지하는 학교는 분위기가 좋을 확률이 높아요. 다만 일시적으로 ESL 비율 때문에(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학생 비율, School Rankings에서 확인 가능) 학교 순위가 낮아지는 경우는 있어요. 입소문이 나서 유학생들이 많아지면 그럴 수 있어요. 랭킹도 낮고, ESL 비율이 너무 높은 학교는 저도 피해요. 그런 학교에서는 교실에서 애들 조용이 시키다가 하루가 가니까요.

Q 그 밖에 학교 선택에 참고할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끔 자녀 학교 선택을 위해 어느 지역으로 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데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렌트비가 비싼 곳으로 가라고 대답해 드려요. 제가 랭리에서 8년, 사립학교에서 3년, 버나비는 2018년부터 근무 중인데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들이 많으면 수업 진행도 괜찮았어요. 한국인 학생 숫자와 인종은 학업과 크게 관련이 없더라고요. 부모의 교육열은 인종과 무관해요. 아이들 학업만 생각 한다면, 인종은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좋은 친구가 되면 피부색은 보이지 않아요. 인종보다 학부모의 교육열, 경제력, 문화수준, 가치관 등이 더 중요해요. 한국인 학생 비율도 적당하면 나쁘지 않아요. 제가 유학생인 부모님 따라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어요. 한국학생이 저랑 남동생밖에 없었는데요, 한국인이라고 차별받을 때 속상함을 토로할 친구가 한 명도 없었어요. 밴쿠버 오니 한국친구가 많아서 좋았어요. 영어로 말하는 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데, 힘들 때 모국어로 친구에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고마웠지요. 모든 한국 친구와 마음이 통하진 않겠지만, 어느정도 숫자가 되면 인연을 만날 확률도 늘어나요.

Q. 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유학생 가정과 이민자 가정은 상황이 다르겠지만, 너무 조급해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캐나다는 한국보다 교육의 범위가 넓어요. 색칠하기, 다같이 노래 부르기, 리세스 시간에 어울려 놀기, 카누 젓기… 모두 학습이에요. 교육의 정의가 다르다 보니 한국 학부모님들 입장에서 ‘이 나라는 왜 이렇게 공부를 안 시키지?’ 의아할 수 있어요. 영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 영어 실력을 걱정하지 마셔요. 언어교육은 책상공부와 노출의 무한반복이예요. 시간이 걸립니다. 무엇보다도 모국어가 우선입니다. 국어 실력 좋은 학생들, 책 많이 보고, 글 잘 쓰는 아이들이, 국어 실력 안 좋고 영어공부만 한 아이들을 금방 추월해요. 저도 우리집 아이들에게 한국어, 한국 동요, 한국 문화, 한국 역사를 가르쳐 주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모국어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