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보호종 대머리 독수리 위해 인공
둥지 설치 추진…안전과 생태 보전 모두 고려
써리 사우스 지역의 한 골프장에 위치한 오래된 전나무가 안전상의 이유로 벌목될 예정인 가운데, 이 나무를 오랫동안 보금자리로 삼아온 대머리 독수리 부부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인공 둥지 타워 설치를 위한 모금 운동에 나섰다.
니코 윈드 에스테이트 주민들은 주 정부 보호종인 대머리 독수리가 기존 둥지를 잃지 않도록 대체 둥지 타워를 설치하고, 향후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하기 위한 비용 마련에 나서고 있다.
문제가 된 전나무는 최근 단지 관리 이사회가 실시한 수목 안전 진단에서 버섯균에 의한 내부 부패가 심각하게 진행돼 구조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는 판정을 받았다.
야생동물 생물학자인 마일스 라몬트는 “이 나무를 그대로 둘 경우 강풍 등으로 쓰러져 인근 주택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며 벌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머리 독수리와 물수리의 둥지는 주 야생동물보호법에 의해 엄격히 보호받고 있어, 확실한 야생동물 저감 및 보호 대책 없이 임의로 나무를 베어낼 수 없다.
이에 따라 제시된 해결책은 기존 둥지에서 50~80m 떨어진 곳에 21m 높이의 인공 둥지 기둥과 바스켓을 설치하는 것이다. 독수리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는 9월 이전에 구조물을 완성하여, 내년 봄 돌아왔을 때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다. 단지 내 다른 구역에는 물수리를 위한 둥지 구조물도 함께 설치된다.
라몬트 연구원은 “독수리들이 돌아왔을 때 단지 내 다른 자연 고목에 새로 둥지를 틀 가능성도 있지만, 그 경우 설치된 인공 둥지는 다른 조류의 좋은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법적 규제를 준수하는 차원을 넘어, 수십 년간 지역 생태계와 함께해 온 야생동물과의 상생을 의미한다. 단지 관리 이사회 구성원인 피터 어포드는 총 2만 5천 달러가 소요되는 이번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
어포드 씨는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나무가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채 또 1년을 허비해야 한다”며 단지 주민들과 골프장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모금 참여를 당부했다.
이와 같은 인공 둥지 조성 사업은 도시 개발과 야생동물 보호, 안전 확보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점점 흔해지고 있다. 환경 단체인 한콕 야생동물 재단은 이미 북미 전역에 50여 개의 인공 둥지를 설치했으며, 그중 대부분은 디스커버리 바이패스, 트와센 페리 터미널, 밴쿠버 바니어 파크 등 주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라몬트 연구원은 “BC주는 대형 조류 개체 수가 많은 지역인 만큼, 이 소중한 자연자원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공공의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