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목걸이 뜯기고 몸싸움까지
경찰, 원정 소매치기단 주의보 발령
지난 6월 12일 오전 9시 30분경, 밴쿠버 커머셜 스트리트와 41번가 인근 주택가에서 정원을 가꾸던 72세 여성 양모 씨는 황당하고 무서운 일을 겪었다. 낯선 여성이 차에서 내려 울타리를 열고 다가오자, 양 씨는 뒤로 물러서며 남편을 불렀다. 하지만 불과 수 초 만에 이 여성은 양 씨의 목에서 목걸이를 뜯어내고 그녀를 바닥으로 밀쳐 넘어뜨린 뒤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달아났다.
이 광경은 이웃집 보안카메라(CCTV)에 그대로 담겼으며, 소리를 듣고 나온 남편이 도주 차량의 번호판을 확보해 즉시 911에 신고했다.
양 씨의 아들 필립 양 씨는 기자회견에서 어머니를 대변해 “어머니가 ‘무슨 일이냐’며 물러서다가 비명을 지르며 아버지를 부르셨다”며 “사건 당시 너무 놀라 불안해하셨지만, 빼앗긴 목걸이를 되찾고 다른 어르신들이 유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용기를 내어 언론 앞에 서게 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확보한 차량 번호판을 추적해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인 스트리트와 12번가 인근에서 차를 멈춰 세우고 온타리오 출신의 35세 여성 아마리아 스토이안을 강도 혐의로 체포했으나, 양 씨의 목걸이는 끝내 찾지 못했다.
밴쿠버 경찰에 따르면, 양 씨 사례는 올해 밴쿠버에서 보고된 35건의 ‘주의 분산형 강도·절도’ 피해 중 하나이다. 특히 전체 사건 중 11건이 6월과 7월 두 달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피해 액수만 총 24만 5,000달러에 달한다.
경찰 강력계의 팀 러셀 경사는 “이번 사건들은 노인과 무고한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는 데 거리낌이 없는 조직범죄단과 연계된 매우 심각한 경향”이라고 경고했다. 범인들은 보행 중이거나 차량을 이용해 접근한 뒤 불과 수초 만에 장신구를 강탈하며, 손재주를 이용해 진짜 귀금속을 가짜로 바꿔 치기하는 수법을 쓴다. 피해자가 저항할 경우 폭력을 행사하며 강제로 목걸이나 팔찌를 뜯어내기도 한다.
이들은 캐나다 시민권자와 외국인 국적자가 섞인 조직범죄 집단으로, 렌터카를 타고 캐나다 전역을 누비며 한 도시에 일주일에서 두 달 정도 머물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원정 범행을 일삼고 있다. 양 씨 사건의 피의자들 역시 온타리오주에서 이동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노인들이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낮 시간대를 노려 하루에만 최대 40건의 범행을 시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러셀 경사는 “영어가 서툰 어르신들의 경우 범죄 피해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황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범죄 조직이 이러한 취약점을 노리고 표적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올해 발생한 사건 중 17건이 선셋, 킬라니, 빅토리아-프레이저뷰 등 동남부 3구역에 집중됐으며, 그 외 북동부 2구역에서 9건, 웨스트사이드 4구역에서 8건 등이 발생했다.
이 외에도 경찰은 가족에게 액운이 따른다며 액땜을 해주겠다고 현금과 귀금속을 모아 오게 한 뒤 바꿔 치기하는 이른바 ‘축복사기’ 역시 별도의 조직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한 피해 여성은 이 사기로 현금 1만 5,000달러와 금반지를 빼앗기기도 했다.
경찰은 어르신들에게 외출 시 귀금속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옷 속에 숨기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낯선 사람이라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위험을 느낄 경우 즉시 소리를 질러 주변에 알릴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러셀 경사는 “범인들의 눈에 장신구가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표적이 될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피해를 입었거나 수상한 정황을 포착하면 즉시 911로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