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재개방을 앞두고 전국, 특히 메트로 밴쿠버 렌트시장의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피터 다우니(35)와 그의 아내는 팬데믹 초기에 임대 아파트를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었다. 아파트를 매각하고 새 집을 구매할 때까지 6개월간 필요한 임시 거처를 찾고 있었다. 당시 월세는 최대 30%까지 하락한 상태로 그는 팬데믹 이전에 월 3천5백 달러인 아파트를 2천750 달러에, 그리고 이사 보너스로 1개월 무료 인센비트의 혜택까지 받았다. 지난 6월 임대차 계약이 끝나고 이사할 때 쯤 그는 같은 아파트의 월세가 3천 달러로 올랐고 인센티브도 사라진 것을 알게 되었다.
국제학생, 신규이민자 입국으로 상승
전문가 ‘지금이 계약할 때’
주택시장 분석가들은 다우니 씨의 경험이 메트로 밴쿠버 전역의 렌트시장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정부가 국경오픈을 준비하면서 렌트비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
임대아파트 전문 웹사이트 Liv.rent, Padmapper, Rentals.ca에 따르면 메트로밴쿠버의 평균 렌트비는 프리팬데믹 보다 아직은 낮지만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의 수석 분석가 에릭 본드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임대주택의 주 수요층인 국제학생, 이민자와 서비스 직종 근로자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월세가 급락했다. 또 국제여행객이 사라지면서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휴가 렌탈홈이 장기 렌탈로 전환해 공급도 동시에 증가했다. 2020년 10월말 기준, 메트로 밴쿠버의 공실률은 프리펜데믹의 1.1%에서 2.6%로 상승했다. 이는 1999년 이후 메트로 밴쿠버의 최고 공실률이다.
CMHC 연간 임대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료의 인상폭은 둔화되었지만 가격은 하락하지는 않았다. 이 보고서는 개인임대를 포함하지 않고 임대전용 아파트와 장기 임대계약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체시장 추이의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
UBC대학 네이슨 러스터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월세 인상이 당연한 현상이라고 했다. 임대료가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첫째, 국제학생을 수용하는 다수의 대학과 랭귀지 어학원이 있고 둘째, 새 이민자를 위한 많은 일터가 집중된 점을 들었다.
밴쿠버를 제외한 메트로 밴쿠버의 다른 도시들의 임대료도 공급부족으로 인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9월이 되면 렌트시장이 다시 활발해 지기전에 이사를 계획하는 임차인이라면 지금부터 매물을 찾고 계약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에릭 본드 전문가는 임대주택 시장의 정상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다수 국제학생와 이민자들이 아직 캐나다 입국규제에 해당되고 당사자의 모국의 확진자와 접종률에 따라서 제한범위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은 적다. 아마도 몇년에 걸쳐서 서서히 정상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BC주의 주택신축이 팬데믹 중에도 규제없이 진행되어 공급부족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에 신축 중인 임대용 아파트는 1만 321호 이다. 수치는 높은 편이지만 수 년간 지속된 임대시장 공급난을 한번에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