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를 참관한 정기봉 민주평통밴쿠버협회장과 자문위원들은 “한인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야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이지은 기자
연방총선이 있던 20일 한인 최초의 연방하원 넬리 신 후보 선거캠프사무실에는 오후 8시 지지자들이 참석해 선거 결과를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10시 이후 넬리 신 후보는 2위인 선거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지지자들과 감사의 기도로 마무리했다.
“최선 다한 당신이 자랑스럽고 다음 선거를 기대합니다”
한인 최초 연방하원 넬리 신 후보 재선 고배
랭리-앨더그로브 장민우 후보도 탈락
한인사회 아쉬움에 침울한 분위기
“한인단체 적극 유세지원 아쉬워”
넬리 신 의원은 20일 실시된 제44대 연방총선에서 보수당(Conservative) 후보로 포트무디-코퀴틀람 선거구에 연방하원 재입성을 노렸으나 경쟁 후보에 패배했다.
넬리 신 후보는 “그동안 수고해 준 지지자들과 후원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윌리암 리 한인보좌관은 “넬리 신 연방하원이 재직 중 얼마나 많은 일들을 처리했는지 옆에서 지켜보며 감동받았다. 최선을 다한 넬리 신 당신이 자랑스럽다”라며 꽃을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훈훈한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이 날 참석해 개표를 참관한 정기봉 민주평통밴쿠버협회장과 자문위원들은 “한인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야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넬리 신 의원은 보수당 초선 의원으로 예비내각의 문화유산부 차관으로 지명돼 의정 활동을 펼치는 한편 하원 문화유산위원회 소속으로 여성지위 상설 특별위원회 위원도 겸임했다. 영세 소상공인, 정신건강 의료지원, 인종차별 및 젠더 폭력피해 등 소외 계층 보호와 권익 문제에 관심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넬리 신 의원은 1977년 5살 때 부모를 따라 이민 온 한인 1.5세로 토론토에 정착해 성장했으며 토론토대학에서 작곡과 교육학을 전공하고 교사로 재직했다. 기독교 신자인 그녀는 BC주 외지의 빈민층 구호와 선교 활동에 힘을 쏟았다.
“한인단체 유세 캠페인 전략부재”
개표 참관식에도 평통의원만 참석
한편 넬리 신 의원과 장민우 씨의 탈락 소식에 한인사회는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특히 넬리 신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의원직에 올라 캐나다 사회에 한인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그동안 지역구에서 열심히 일해와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일한 한인 하원의원이었는 데 탈락 소식에 마음이 종일 울적했다. 한인사회가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좋은 결실이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인회 등 한인단체들이 유세지원에 좀더 적극적이었으면 결과가 좋았을 텐데..” 등 교민들은 모여 의견을 서로 나누거나 SNS 등에 남겼다.
실제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난 선거와는 달리 한인사회의 관심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30일 랭리-앨더그로브 지역에 출마한 장민우 신민당 후보 개소식에는 한인회장 등 어느 한인단체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6.25참전유공자회와 실업인협회 회원들만 조촐하게 이 날 자리를 지켰다.
밴쿠버한인회는 투표 독려 캠페인을 선거일 불과 3일전인 18일에 공지하며 뒤늦게 나섰지만 한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뒷북’ 이벤트에 불과했다.
코퀴틀람 거주 안 모 씨는 “선거가 한 달 전에 시작되었는데 이는 늦은 이벤트에 불과하다. 인도, 중국 등 타 커뮤니티의 정치인 후원행사에 참여해 보니 도네이션 행사 등 이들이 왜 캐나다 사회에서 정치인을 배출하는 지 이해가 된다. 지금이라도 벤치마킹을 할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
신협 석광익 전무는 “이민사 50년동안 한인 정치인이 현 시점에서 한 명도 없다는 점은 분명히 아쉬운 점이다. 앞으로 한인 2세를 위해서라도 한인 정치인을 배출하는 데 한인사회가 다시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