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5차 유행에 접어들면서 코비드-19 확진자 수와 입원율이 급등하자 캐나다 대학들은 수강 방법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대다수 대학들이 이 달 시작될 새학기부터는 대면 강의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오미크론이 가져온 상황 급변화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온라인 강의로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2021년 에티오피아에서 캘거리로 유학온 국제학생 아비기아 디베베(19)에게 지금까지의 캐나다 유학은 “어두운” 경험이다. 대면강의를 기대했지만 일부 수업이 온라인으로 변경되어 그녀는 기숙사 방에서 외롭게 강의를 들어야 했다. 캘거리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는 그녀는 1월 말까지 전 강의가 계속해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대학측의 통지를 12월말에 이메일로 받았다. 그 후 대학측은 지난 14일에 온라인 수강일자를 2월 28일까지로 다시 연기했다. 그녀는 “그 때 그 때 위험을 평가하고 해결책을 내야하는 대학측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다.
‘갈팡질팡’, 학생들은 ‘답답’
오미크론 5차 유행에 접어들면서 코비드-19 확진자 수와 입원율이 급등하자 캐나다 대학들은 수강 방법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대다수 대학들이 이 달 시작될 새학기부터는 대면 강의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오미크론이 가져온 상황 급변화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온라인 강의로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미적거리는 대학측의 이런 태도에 동요하고 낙담하고 있다. 캘거리대학은 장문의 성명에서 “급변하는 현지 및 글로벌 코비드 19 팬데믹 상황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 커뮤니티와 정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최대한 그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갈팡질팡”
영문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자야니 파텔은 팬데믹이 시작될 때 토론토에 소재한 라이어슨 대학에서 1학년 과정을 마치는 중이었다. 이후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다. 12월 중반 대학측은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1월 30일까지 온라인 수업을, 2월부터 대면수업을 진행한다고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파텔은 “새출발을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면서 “차라리 대학측이 처음부터 새 학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다음학기에 모두 대면수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가”고 했. 그녀는 가족, 친구,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대면 졸업식이 되기를 바란다.
라이어슨 대학은 작년 10월에 새학기부터 캠퍼스 활동을 “대대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해 학생들은 대다수 강의가 대면수업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2월 온타리오 보건부가 발표한 오미크론 상황에 맞춰 1월 1일부터 적어도 31일까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고 통지했다.
커뮤니케이션 전공 4년생인 파텔은 학교측의 결정이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했다. 라이어슨 대학은 CBC의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계획 지키지 않아’
이란에서 유학와 매니토바 대학에서 5년째 운동학을 전공하는 아미 몬타제리는 “대학들의 대응법이 실망스럽다. 2020년 겨울학기는 “악몽”이었다”고 했다.
“학교가 계획을 너무 자주 바꾸고 수업이 자주 중단되어 학생들이 지쳤다”고 했다. 매니토바 대학은 지난 가을 시작된 교수진의 파업으로 5주째 수업이 중단된 상태이다. 노조는 직원 구인과 보유에 필요하다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측은 빠진 수업은 가을학기를 12월까지 연장하고 겨울학기를 4월까지 연장해 보충하겠다고 밝혔다. 그 발표 몇 주후에는 온라인 수업도 고려중이며 대면강의는 겨울방학이 끝난 후 2월 26일부터 시작한다고 다시 입장을 변경했다.
국내외 입학생을 돕는 부서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몬타제리는 입학할 때 부터 온라인 수업을 받아온 2학년생이 특히 힘들 것이라고 했다.
매니토바대학은 CBC에게 보낸 답변에서 2춸 26일 겨울방학이 끝나면 대면수업을 시작하기를 희망하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확답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명성 필요”
UBC대학 정치과학부 석사과정을 밟는 케틀린 코발처크는 팬데믹이 시작하자마자 대면수업을 듣기 위해서 2021년 9월학기까지 아예 휴학을 했고 복학 후 운좋게 모두 대면으로 강의를 들었다.
UBC대학은 1월24일까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다시 2월7일까지로 연기했다. 케틀린은 이 결정에 분노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온라인 수업이 학생, 교수진 모두에게 최선의 결정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UBC대학 대변인은 온라인 강의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학생, 교수진, 노조와 ‘지속적’인 자문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단 치과대, 법대, 공연예술, 응용과학부 과정은 대면수업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레지나 출신인 코와처크는 온라인 수업에는 불만이 없지만 대학이 1달 전에 계획을 발표하는 대신 2주 단위로 발표하는 것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그녀는 학생들은 “명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혼란스런 메세지”
맥길대학 재학생 에마 네프탈리는 지난 학기에 온라인과 대면수강을 혼용했다. 그녀는 대학의 캠퍼스 안전조치가 미흡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1월24일부터 대면수업이 시작되는 것을 오히려 우려한다.
“알다시피 온라인 강의는 재미도 없고, 수업 참여도가 낮고, 정신건강을 해치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나쁜 방법”이지만 당장 대면수업을 시작하면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네프탈리의 우려처럼 수술용 마스크 또는 N-95 마스크로 바꿔야 한다는 보건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아직 천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 코 밑으로 마스크를 걸치거나 강의실에 들어오면 아예 마스크를 벗는 학생들도 있다. 수백명 학생들이 앉는 대강당 강의실에서는 이런 마스크 사용법이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녀는 대학측이 “대면수업과 온라인 수업 결정을 너무 자주 변경하면서 학생들에게 투명한 결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안전하지 못한 환경을 “괜찮다. 안전하다”라고 잘못된 메세지를 학생들에게 보내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맥길대학 대변인은 대학들은 1월17일부터 대면 수업을 시작해도 좋다는 퀘벡 보건부의 발표에 맞추어 맥길대학은 1월 24일에 대다수 수업을 대면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 맥길대학은 “학생들을 팬데믹에서 안전하게 지킨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2022년 겨울학기 계획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이루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