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기능은 술집이나 식당에서 사용하는 단말기에는 자동으로 활성화되지만 이제는 많은 업체들이 팁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한다. “제과점, 택시운전사, 자동차 수리공, 슈퍼마켓 등 요청만 하면 추가해 준다.”
미용사에게 팁(tip)을 하는 것은 관행이다. 그렇다면 잔디를 깎는 사람이나 자동차 수리공에게도 팁을 주어야 하나?
이 전에는 팁문화가 없던 업계에서까지 팁을 요구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카드 단말기에 결제할 때 팁옵션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동차 수리점부터 서브웨이, 도미노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 대기업까지 팁이 생산비에 포함되지 않는 재화와 서비스 산업까지 팁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확산되는 ‘팁크립’ …팁문화 없던 사업체까지 요구
소비자들 확산되는 티핑에 불만
물가, 임금인상 소비자에게 전가
‘팁크립(tip creep)’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에 화가 난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그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피자, 오일 체인지, 프로판 탱크를 채울 때도 추가로 15% 팁을 내야 하냐고 반문했다.
“티핑(tipping)이 훨씬 많은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 팁이 필요없던 서비스와 재화까지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고 빅토리아대학 거스타브슨 경영대학에서 대중의 티핑 문화를 연구하는 사이몬 팩 교수는 말한다.
팬데믹 이 후 소비자들이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사업체들이 카드결제기에, 심리학자들이 ‘팁넛지(tip nudge)’라고 부르는, 팁 옵션을 추가하는 것이 훨씬 쉬어졌다.
10년 전만해도 대다수 업주들은 결제 단말기에 팁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카드결제 단말기 제공사 PBH캐나다의 알렉스 보포로츠키 사장은 말한다.
팁 기능은 술집이나 식당에서 사용하는 단말기에는 자동으로 활성화되지만 이제는 많은 업체들이 팁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한다. “제과점, 택시운전사, 자동차 수리공, 슈퍼마켓 등 요청만 하면 추가해 준다.”
심리적 보상효과
기계공인 길버트 모플레이의 사업체도 이 기능을 사용한다. 그와 사업 파트너가 올해 초 오타와에 있는 ‘카클리닉’을 인수했을 때 단말기에 이미 기능이 추가되어 있었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자신의 차를 고쳐준 것이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다. 가끔 팁을 주는 손님을 만나면 내가 일을 잘 했구나 하는 심리적 보상이 된다”고 했다.
팁 기능에 대해 불평하는 손님들은 거의 없지만 그는 서비스 비용이 비쌀 때는 손님한테 단말기를 건네기 전에 이 기능을 삭제한다. 2천 달러짜리 수리비에 팁을 달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미용사한테는 팁을 주는데 수리공에는 왜 안되냐는 질문에 모프레이 씨는 잠시 망설였다. “아마도 서비스가격 때문일 것이다. 미용비 100달러에 15% 팁은 부담이 적지만 2천 달러 수리비에 15% 팁은 3백 달러 이다”라고 했다.
선택 아니면 기대?
티핑 문화에 대한 논란은 다른 서비스 산업에서도 벌어진다. 대다수 사람들은 맥주 한 병을 서빙하는 바텐더에게 1달러나 2달러의 팁을 준다. 그렇다면 주류판매점의 계산원에게도 팁을 주어야 할까?
개인이 운영하는 BC주와 위니팩의 일부 주류 판매점에서는 계산대에서 팁옵션을 마주하는 것이 드문일이 아니다. 특히 호텔에 속한 주류점에서 그렇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 옵션을 사용했다”고 써리 튜더리코 매장의 알린 길르멧 매니저는 말한다. 받은 팁은 매장직원들 사이에서 분배된다.
보통은 개인매장에서 쇼핑하지 않는 손님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고정 고객들은 팁을 한다고 했다. 한번은 단말기가 고장이 났는데 손님들이 팁옵션이 없냐고 물어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모플레이 씨와 길르멧 매니저는 팁은 선택이지 받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손님들이 압박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모플레이 씨는 “서버와 배달기사에게는 꼭 팁을 해야하지만 팁에 의존하는 직종이 아니라면 의무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팁크립, 지속될 것
왜 티핑이 더 많은 사업체로 확산되는지에 대한 조사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팩 교수는 팬데믹이 요인일 것이라고 말한다.
“팬데믹 당시 필수 근로자들에게 티핑을 통해 감사를 표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고, 보건상의 문제로 카드를 전면적으로 사용하면서 티핑이 확산되고 쉬워졌다.”
또 다른 원인으로 인플레이션을 지적했다. 상승하는 비용에 직면한 사업자들이 실제 임금인상 대신, 팁으로 근로자들이 소득을 올리기 원한다는 것이다.
“가격이 아직 그대로인 제품을 구매할 때 10~20% 팁을 추가하면 결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업체 입장에서는 임금을 올리는 것 보다 이 방법이 비용을 낮춰준다.”
팩 교수는 소수의 회사들이 티핑을 포기하고 임금을 인상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이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는 한 팁크립은 더 많은 부문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포볼로스키도 티핑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고용주들이 근로자에게 단말기에 팁옵션을 추가하는 방법이 아닌, 생활임금을 제공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팁은 좋은 서비스에 자발적으로 주는것이지 디펄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좋은 팁문화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