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말로니 씨가 27일 다운타운 랍슨 거리에서 열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인도에 분필로 "619"를 칠하고 있다. “619”는 2년전 폭염으로 사망한 주민의 수 이다. 사진=ARLEN REDEKOP
2년 전, 밴쿠버는 폭염으로 619명이 사망하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들은 대부분 독거 노인들로, 냉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아파트에서 거주하던 중,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미국 워싱톤주, 오레건주의 공급정책에 자극받아
사회복지가, 커뮤니티로부터의 지원 요구도 한몫
주정부는 1천만 달러를 지원해 BC주 내 저소득 독거 노인들을 위한 무료 냉방기들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국 워싱톤주 및 오레건주의 저소득 노년층들을 위한 무료 냉방기 2만3천여 대 공급 정책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사건 이 후로, 주 내에서는 주민들이 앞장서서 저소득 노인들을 위한 중고 혹은 신형 냉방기 기증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저소득 노인들을 비롯해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독거 노인들을 우선적으로 해서 향후 3년 간에 걸쳐 이행될 예정이다. 에드리언 딕스 보건부 장관은 이번 정책의 늑장 이행과 정책 완료기간이 3년이나 지속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단지 냉방기기를 구입하고, 설치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서, 첫 해에 8천대를 설치 가동할 예정 이라고만 발표했다.
무료 냉방기 설치를 희망하는 주민들은 온라인 혹은 서면을 통해 BC하이드로에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자격은 의료 종사자들 혹은 의료 기관들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2년 전 당시 폭염으로 사망한 619명의 주민들 대부분은 섭씨 40도를 넘는 지역에 거주했던 독거 노인들로, 이들 중 2/3 정도는 실내 냉방기기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질병이 있는 저소득층 노인들이었다. 당시 관계자들은 사망자들이 거주하고 있던 건물 내에 냉방기기가 설치돼 있었더라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었다.
한편 주정부가 이번 지원 발표를 하게 된 것은 최근 사회복지가 및 지역 커뮤니티로부터의 지속적인 요구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올 여름 폭염이 이미 예상되고 있다. ‘619 B.C.’로 불리는 한 단체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독거 노인들의 주거 공간 내에 적어도 한 개의 냉방기기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애인 작가이자 정책 분석가인 게브리엘르 피터스도 이 운동에 참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