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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퀴틀람 콘도 건축현장서 옹벽 붕괴 사고 발생

2023-12-20 20:37:12

1일 옹벽이 무너져 엄청난 양의 흙과 바위가 구덩이에 쏟아져 내린 사고 현장 구덩이 기초에 보수를 위해 흙이 부어지고 있다. 사진=JASON PAYNE

지난달 30일 오후 코퀴틀람 고층 콘도 건설현장에서 ‘쇼어링월’ 이라 불리는 지지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당국이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실 엔지니어링, 작업방식 문제로 추정”

아마콘 버퀴틀람 44층 고층 콘도 건설현장서

코퀴틀람시 “사고 조사중”…인근 주민들 우려

사고는 밴쿠버 부동산개발사 아마콘이 포스터 에비뉴와 노스로드 교차점(버퀴틀람 지역)에 신축중인 44층 콘도의 건설 현장에서 발생했다.

아마콘 건설 스테판 비도빈 부사장은 “현장 북쪽에 있는 지지 옹벽의 한 부분이 무너져 발굴 현장으로 토사가 쏟아졌고 현장과 인접한 지역의 땅에 공동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다.

건설사 측은 현장의 모든 작업이 적절한 허가를 받아 이루어졌고, 지반 및 엔지니어링 컨설턴트의 승인 및 모니터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즉각적인 기반 시설 손상은 아직 명백하지 않다고 했다. 이 날 아마콘은 적절한 안전 승인이 나올 때까지 포스터 스트리트 500 블록은 교통과 보행자의 출입을 통제했다.

코퀴틀람시 계획개발부 총괄 책임자인 앤드류 메릴은 “도시공학 및 공공 공사팀이 현장을 조사했고 현재 벽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지반 기술자와 함께 벽을 안정화한 다음 다른 벽들이 구조적으로 튼튼하고 움직이지 않는 지 평가 중” 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에게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워크세이프 WORKSAFE BC도 해당 전문가가 현장에 나가 현장 감독자들과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사고원인에 대한 전수 조사가 종결되려면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축업계의 공학 전문가들은 고층 콘도 개발 현장에서 옹벽이 갑자기 붕괴된 것은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UBC대학 토목공학과 구조공학과 페리 아데바 교수는 목격자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보고 쇼어링월을 보강하는 데 사용되는 용접 철망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영상은 균열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벽의 큰 조각들이 부서져 떨어지고, 이어서 흙이 쏟아져 내리면서 큰 콘크리트의 덩어리들이 벽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겨있다.

아데바 교수는 이 벽이 숏크리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너무 얇거나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숏크리트는 부어서 형태를 만드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노즐에서 표면에 뿌려지는 콘크리트의 한 형식이다.

임시 쇼어링월은 발굴 작업에서 측면의 흙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대규모 발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쇼어링월은 단계적으로 만들어진다. 일정한 깊이의 구멍을 직선으로 굴착한 뒤 그 구멍 안에서 땅을 파내어 굴착면의 측면을 중심으로 쇼어링월을 쌓은 후 이 과정을 반복하면 결국 깊은 발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발굴 측면에 구멍을 내 ‘타이백’ 또는 ‘토양못’으로 알려진 흙 앵커를 두어 벽을 안정시킨다. 지질공학자는 앵커들이 얼마나 깊이 흙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간격으로 흙 앵커들이 가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아데바 교수는 영상에서 사고 발생 시 타이백은 제자리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따라서 타이백의 문제일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분사된 샷크릿이 아직 젖은 상태에서 흙에 고정되고 강철판이 타이백을 숏크르티에 고정시키려면 가벼운 철망을 사용해야 하는데 아데바 교수는 이 철망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벽에서 벗겨져 굴착 작업에 많은 양의 흙이 방출되도록 했다고 추정했다. 이 날 현장에서 벽에 금이 간 것을 처음 본 사람이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퀴틀람시는 이 건설사에게 3자 지질 기술자를 고용해 수리를 감독하도록 요구했다.

12월 1일 코퀴틀람시는 포스터 에비뉴가 중장비와 트럭이 드나들 수 있도록 노스 로드와 휘팅 웨이 사이를 폐쇄한 채로 있지만, 야간 작업은 중단했다. 157번의 환승 버스도 노선을 변경했다.

코퀴틀람시 건축 허가 관리자인 더그 밴스는 “시는 건설업체에게 자신들의 건설 현장과 관련된 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하도록 의존하고 있다” 고 말했다. 또한 임시 쇼어링월의 건설은 BC 건축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전문 규제기관인 BC엔지니어지구과학자(EGBC)협회는 전문 엔지니어, 지구과학자, 엔지니어링 회사의 윤리적 행동과 관행에 대한 기준을 정한다. EGBC 메간 아치볼드 대변인은 “사고 조사결과 해당 기준이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규제 당국이 자체 조사 및 징계 절차를 통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제재 조치에는 엔지니어가 BC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EGBC 등록의 중단이 포함될 수 있고 심각한 위반은 벌금과 함께 EGBC 등록을 전면 취소하는 것으로 처벌될 수 있다.

한편 아데바 교수는 현장에서 복구가 계속됨에 따라 지질공학자가 토양의 추가적인 이동이 얼마나 발생할 수 있는 지와 그것이 인근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추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