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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34

2024-02-14 16:35:00

봄이 온다… 파푸아뉴기니 커피 이야기

날씨가 제법 포근해졌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비도 오는 횟수도 점차 잦아드는 걸 보면 봄이 가까히 오긴 한 것 같다. 이런 설레이는 계절엔 커피도 블랙보다는 약간은 하늘하늘 하고 봄내음이 날 것 같은 라벤더 라떼나 벚꽃 라떼를 마셔보기를 추천한다.
사실 나는 로스터이기 때문에 카페에서 유행하는 메뉴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알게되어도 그땐 이미 유행이 지났을 때다. 우연한 기회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카페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라벤더 라떼를 주셨는데 생각한 것과 다르게 맛이 있었다.
라벤더 하면 보통 비누나 샴푸 같은 생각이 먼저 나서 조금 커피와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괜찮았다. 자스민 밀크티 같은 느낌이었다. 가끔은 이런 음료들을 찾아서 마셔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야기할 나라와는 전혀 관계없는 서두였지만, 오늘은 파푸아뉴기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
파푸아뉴기니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섬인 뉴기니 섬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커피 생산량은 2020년 기준 세계17위다. 순위에서도 알 수 있 듯, 커피는 파푸아뉴기니의 주요 산업 중 하나다.
파푸아뉴기니에 커피가 처음 전파된 것은 바로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7년, 루터파의 선교사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종자를 가져온 것이 시초이다. 당시 블루마운틴 커피농가가 그리 크지 않았는데 태풍과 기후가 가끔 심술을 부려 한 해 커피농사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조금 더 안정적인 기후의 지역을 알아보던 중 파푸아뉴기니가 선택지가 되어 이 곳에서 새로운 커피농사의 시작되었다고 한다.
서쪽에 있는 해발 1,500 m의 고원지대인 마운트하겐에 자리잡은 와기계곡(Whagi valley)은 적당한 강수량과 일조량이 커피농사의 최적의 조건 갖추고 있었다. 또한 하겐산 주변의 내륙 산간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대표적인 커피 재배지역은 시그리 (Sigri)와 아로나 (Arona) 다. 이 곳에서 재배된 커피들은 생두크기 뿐만 아니라 모양과 색깔, 결점 두 수, 그리고 향기와 맛까지 포함시켜 커피 등급을 매기는데, 커피등급은 AA, A, X, PSC, Y (상급 에서 하급 순서)로 구분된다.
마운트하겐 지역의 기후는 밤낮의 기온 차이가 많아 커피체리에 당도가 더해져 커피의 단맛, 신맛, 풍부한 풍미, 적당한 바디감, 그리고 스모키한 향까지 있어 커피 맛의 모든 조합이 잘 조화된 완성도 높은 커피가 생산된다. 어쩌면 블루마운틴 커피보다 모든 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후 유기농 커피에도 관심이 높아져 각 농가 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질 비료를 개발하여 더 높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하였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호주 정부로부터 유기농 커피의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2000년도 중반부터는 품질관리에 힘들 쏟아 더 좋은 커피를 고가로 수출을 하기 시작했다.
파푸아뉴기니 커피에 가장 어울리는 커피추출방법은 로스팅 정도에 따라 다르다. 미디엄일 경우는 드립커피나 프렌치프레스를, 에스프레소에는 미디엄 다크가 어울린다.
이 중 프렌치프레스 방식의 추출이 파푸아뉴기니 커피가 가진 풍부한 향기와 맛, 그리고 커피 기름이 만들어내는 바디감을 가장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프렌치프레스로 내린 파푸아뉴기니 커피에 벚꽃 시럽을 살짝 섞어 마시면 봄을 마시는 듯한 느낌이 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