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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캡슐 커피?

2024-06-20 11:51:14

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42

커피 로스팅 회사를 설립하면서 궁극적인 목표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질 좋은 커피를 적절한 가격에 즐기게 할 수 있을까였다. 이 목표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처음에 가장 이해가 힘들었던 현실은 캡슐 커피의 인기였다. 스폐셜티 커피 관련 종사자들이 심한 경우 경우 ‘이건 커피가 아니다’ 라고 말할 정도로 맘에 들어 하지 않는다. 그들은 꼭 고상하게 외계어 같은 싱글 오리진 커피를 완벽한 온도로 현란한 손놀림으로 만든 한잔의 커피만 커피라고 이야기 하는게 아니다. 차라리 인스턴트 커피 믹스를 커피로 인정하지만 캡슐 커피는 ‘커피’를 내세운 대기업의 상술에 속아 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는 것 같다. 오늘은 그 논란(?)의 캡슐커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캡슐 커피는 한잔 분량의 커피빈을 분쇄하여 플라스틱/알루미늄 캡슐에 밀봉하여 제품화한 것인데 이것을 캡슐 전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넣어 추출된 에스프레소 커피를 캡슐커피라고 한다. 분쇄된 커피빈 유통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산화 현상을 캡슐 커피라는 방식으로 최대한 느리게 하여 보관 기간이 좀 늘어날 수 있었다. 또한 이 추출 방법은 유통이 용이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고, 비교적 기계 작동이 간단하여 즉석에서 빠른 시간내 추출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장점으로 사무실, 호텔 객실, 일부 가정에서 빠르게 유행처럼 퍼지게 되었다.
캡슐 커피가 이렇게 빠르게 사랑받을 수 있던 몇 가지 이유들은 무엇이었을까? 첫째는 편의성이었다. 누구나 스위치 하나로 조작이 간편하며,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다. 또한 커피가루가 떨어질 염려가 없어 커피를 내리고 나서 뒤처리가 비교적 간단하다.
두번째는 보관성이었다. 캡슐커피를 상온에 보관 가능하고, 또한 캡슐로 밀폐 되어있어 산패를 어느정도 막아주고 커피 향기도 비교적 오래 간직한다.
세번째는 접근성이었다. 캡슐커피 머신은 매우 저렴하다. 싼 제품은 $100 ~ $300불 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캡슐 커피에도 물론 단점들이 존재한다.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 비교적 저렴한 기계값 뒤에 가려져 있었다. 프린터 회사들이 프린터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잉크 카트리지를 비싸게 파는 전략과 같았다. 물론 기계마다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캡슐커피를 유행시킨 네스프레소 캡슐의 가격을 보면 개당 가격이 평균적으로 $1불 이상이고 비싼 제품은 $2불 이상이 되는 제품도 있다. 네스프레소 머신에서 호환은 가능하지만 네스프레소에서 나오지 않은 캡슐들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추출을 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캡슐상단에 네스프레소 만의 특허를 낸 링이 있는데 이 부분이 놀라울 정도로 추출에서 풍성한 크레마를 형성시킨다.
또 다른 단점은 유행이 되다보니 네스프레소 말고도 Keurig, Tassimo 등 서로 캡슐 호환에 제한적인 머신들이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네스프레소 머신 안에서도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오리지널 머신 그리고 버츄오 (Virtuo)라는 머신인데 추출방식도 조금 다르다고 한다. 버츄오 같은 경우는 조금 더 고급 캡슐 커피를 목표로 하고 타사 캡슐과는 호환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은 원두커피를 내리는 것보다 일회용 쓰레기를 더 많이 발생시키고 머신 청소 또한 쉽지 않다. 세련되고 멋진 외관을 가졌지만 노즐이나 캡슐 투입구 등 청소가 제한적이어서 세균 오염에 비교적 취약한 편이다.
오늘은 캡슐 커피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스폐셜티 커피 커뮤니티에서 냉정하게 인정해야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캡슐 커피는 굉장히 파격적인 기계 가격과 편리함을 내세워 홈카페의 대중화를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뭐라고만 할 것이 아니고 이런 대중이 원하는 부분들을 더 인지하고 우리만의 질 좋고 간편하고 가격도 착한 커피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거 같다.

글 A Cup of Heaven Coffee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