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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짓 계곡의 유명 ‘로스 호수’ 말라붙어

2024-07-18 11:43:17

2021년과 비교하여 호수 바닥을 드러낸 지난 7월 2일의 로스 호수. 수질학자들은 2019년 이후, 엘니뇨 현상으로 BC주 내 가뭄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DAVID MCCCAUGHEY(위), IAN COLLINGS(아래)

절친인 이언 콜링스와 데이비드 매코이는 BC주 남부 지역에 위치한 로스 호수(Ross Lake) 방문을 앞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호수로의 진입로가 2021년 홍수로 폐쇄됐다가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노스 밴쿠버에 살고 있는 콜링스와 매코이는 두 대의 차에 각각 배를 매달고 지난 캐나다 데이 연휴를 맞아 로스 호수를 찾았다. 호수에서 배를 타며 물고기도 잡고, 호숫가에서 캠핑도 할 계획이었다.

진흙 바닥 드러내고 잡초만 무성

2년 이상 가뭄으로 바닥 드러내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 지역 확대

그러나 이들은 스케짓Skagit 밸리에 도착했지만, 도무지 호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물론 호수가 있던 자리는 그대로였지만, 호수에서 물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호수가 거의 바닥을 드러낸 채였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이 호수에는 송어떼들이 가득해서 낚시하는 즐거움이 매우 컸다. 이제 호수는 진흙만 있는 바닥을 드러내고, 호수 바닥에는 잡초들만 무성했다.

이 날, 콜링스와 매코이만 실망한 것이 아니다. 이 호수를 찾은 많은 주민들이 빈 배만 덜렁 싣고는 다시 온 길을 되돌아가야 했다. 콜링스는 “이제 캐나다에서 호수를 찾는 일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국경선을 공유하고 있는 로스 호수에 평소 수영과 낚시 및 캠핑을 즐기기 위해 많은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왔다. 로스 호수가 기준치 미달의 저수량을 기록하기는 올 해가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2년 이상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호수가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매우 힘들다고 말한다.

조나단 보이드 수질학자는 2019년 이후, 엘니뇨 현상으로 BC주 내 가뭄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로스 호수의 경우 기준치의 10미터 아래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매코이는 호수까지 오는 동안, 호수 가뭄 상황에 대한 안내문이 전혀 없었으며, 호수 주변에 가까이 와서야 작은 안내판을 발견했다고 한다.

BC 환경부의 한 대변인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로스 호수에 대한 상황 정보를 BC 공원 관련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여름에 이 호수에 와서 배를 타면서 수영을 하고 낚시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안내정보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했다.

로스 호수 댐은 미 워싱톤주 시애틀시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