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Contact Us

‘젊게 사는 법’

2017-08-14 00:00:00

밴쿠버는 자연과 현대 문물이 잘 조화된 도시로 노인층의 선호도가 높다. 그래서인지 우리 곁에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분들을 종종 본다. 나이들어 간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나이 들어감을 받아 들이기는 쉽지 않다. 한살이라도 더 젊었으면 하는 욕망과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이 우울함을 낳기도 한다. 그래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3 중 젊게 사는 법을 소개한다.
 
Q 나이 쉰이 넘으니 이제 몸과 마음이 많이 늙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젊은 아들이 세대 차이를 느끼게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적어집니다. 지금부터라도 젊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요?
젊게 살려면 젊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젊은 세대와 경쟁하려고 하지 마세요. 단풍은 단풍으로서 예뻐야지 단풍이 빨갛다고 빨간 꽃하고 비교해서 누가 더 예쁘냐고 하면 안 돼요. 봄은 새싹이 틀 때 예쁘고 꽃도 예뻐요. 여름에는 그 무성한 잎이 좋고 가을이 되면 노랗고 빨갛게 물드는 단풍이 좋아요. 늦가을이 되면 낙엽이 떨어져서 뒹구는 것도 좋아요. 그것은 그것대로 또 멋이에요. 썩으면 거름이 되는 것도 좋겠지요. 그래서 인생은 고귀하지 않은 순간이란 없습니다.
그런데 새싹이 벌써 낙엽 흉내를 내거나 새싹이 예쁘다고 낙엽이 새싹 흉내를 내면 이것이 불행이예요. 젊은 애들이 어른 흉내 낸다고 어른처럼 담배 피우고 술 먹고 그러잖아요? 젊을 때는 공연히 자기 나이를 올려서 속입니다. 늙으면 자기 나이를 자꾸 내리려고 그래요. 이것이 불행이에요. 젊을 때는 젊음을 만끽하고 늙으면 그 원숙함을 만끽하셔야 해요. 머리에 물을 들여서 까맣게 하거나 주름을 당겨서 없애거나 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머리카락이 희면 흰 대로 좋은 거예요. 다 값어치가 있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세대차를 넘어서 흉내 내려고 하지 마세요. 나이 든 세대가 육체적으로 젊은 세대를 흉내 내려고 하지 마세요. 나이 든 세대가 젊은 세대를 흉내 내는 것은 불행을 자초하는 겁니다. 그 나이에 맞게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리고 다리도 잘 안 움직이는 것을 하나의 자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를 긍정하는 태도예요.
 
나이가 들면 권의의식이 생깁니다. 사장이다. 부장이다. 아빠다. 선배다. 하는 권위가 생깁니다. 이런 것이 자꾸 생기면서 그것이 자기 자신인 줄 착각하게 돼요. 그래서 동작이 느리고 무거워져요. 젊어지려면 이걸 버리셔야 돼요. 사람을 대할 때 나이 직위 많이 안다는 권위 이런 것을 다 던져버리고 젊은이들과 어울리면 그것이 젊어지는 비결입니다. 이 권위의식이 문제예요. 여자는 나이가 육칠십이 되어도 밥하고 빨래하는 일이든 아기 보는 일든 뭐든 하잖아요. 그러니까 어디를 가도 쓸모가 있어요. 그런데 남자는 늙으면 별 쓸모가 없어요. 자기 밥이라도 자기가 지어먹으면 좋은데 밥도 해줘야지, 청소도 해줘야지 거기다 큰소리까지 뻥뻥치잖아요. 늙어서 쓸모 없어지는 것은 육체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권위의식 때문에 그래요. 여자도 앞으로 사회에서 출세해서 자꾸 권위의식을 갖게 되면 늙었을 때 쓸모가 없어져요. 이걸 버려야 됩니다.
농사짓고 살 때에는 힘이 좀 부치긴 하지만 노인이 지혜는 더 많아요. 노인도 늙어 죽을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아들이 20대고 아버지가 40대라면 농사는 아버지가 잘 짓지만 둘이 같이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면 아들이 더 뻘리 적응합니다. 40대인 아버지는 동작도 느리고 지금까지 자기가 가지고 있던 기술도 아무 소용이 없고 그러면서 월급은 더 많이 달라고 하지 권위는 더 세우지 이러면 회사 입장에서 누구를 더 선호하겠어요? 젊은 사람을 선호하겠죠. 그래서 나이 든 이를 내보내게 됩니다. 이런 시대 변화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시대라고 굶어죽게 된 건 아니예요. 신기술 경쟁이 자신이 있으면 해봐도 되지만 나이드신 분들은 오히려 기성세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셔야 합니다. 과거의 전통과 경험의 기술을 바탕으로 아직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전에는 돈 받고 일했더라고 이제는 돈 안 받고 봉사하면서 앞으로 남아있는 20년, 30년을 보람있게 사는 길을 찾아야합니다. 권위만 버리면 지금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요…… 책상에 앉아서 펜대 굴리고 있다가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그런 일을 하면 인생이 전락하는 것 같죠.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육체노동이 훨씬 건강에 좋습니다. …… 최소한으로 먹고 살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이런 일도 정말 좋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면 젊어집니다. 마음이 젊어지면 몸도 덜 늙습니다.
 
facebook_밴쿠버 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