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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 커피에 대해 알고 싶다

2024-10-17 10:01:04

커피 이야기 50

며칠전에 전화 한통을 받았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연락처가 늘 노출되어 있기에 여러 광고나 때로는 의심스러운 전화를 종종 받곤 한다. 번호가 저장이 안되어 있어도 잠재적은 고객이나 거래처일 수 있기에 우선은 받기는 하는데 이번 전화는 조금 달랐다. 본인이 과테말라 출신이라고 소개한 그는 캐나다가 현재 과테말라 생두의 소비량과 비즈니스 잠재성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혹시 시간을 내줄 수 있으면 만나서 본인 출신의 지역의 농장에서 직접 가지고 온 생두 샘플을 좀 주고 싶다고 했다. 나는 흔쾌히 좋다고 했고 며칠 후에 직접 대면을 하고 여러가지 커피 그리고 생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내가 아는 정보들도 공유를 해주었다. 사실 우리 로스터리에서는 과테말라 생두를 많이 쓰지 않는데 최근에 과테말라를 이용한 brew용 커피 문의가 늘어서 나도 관심이 좀 있던 터였다. 새삼 느끼는 점이 였지만 캐나다라는 나라는 여러 나라 이민자들이 많기에 내가 하는 사업 관련해서 원산지의 관련된 사람을 한국 보다는 더 쉽게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 같다. 아직 그분이 주신 샘플을 로스팅 할 시간이 없었지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좀 전에도 언급했듯 요새 드립용 또는 brew용 커피에 대해 좀 연구를 하고 있는데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도 많이 사용하지만 개인적으로 과테말라가 참 밸런스적 (바디/무게감, 단맛, 신맛)으로 훌륭하지 않나 느끼고 있다. 오늘도 그럼 지난화에 이어서 드립커피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드립커피의 특징이라고 하면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람의 손으로 직접 물을 조절해 가면서 추출하는 방식이며, 바리스타의 취향에 따라 맛을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출 결과물은 물맛, 물의 온도, 커피 배전을 달리한 원두, 분쇄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프렌치프레스나 모카포트 등에 비해서 추출하는 과정이 아날로그 방식이라 좀 예술적인 느낌이 있어 마치 음악 애호가들이 LP판으로 음악을 듣는 것 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특이 일본의 다도문화와 유사하여 일본에서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드립 방식은 크게 금속/천(융)/종이가 주로 쓰이는데, 뒤로 갈수록 유분 흡수력이 강하고 미분(커피가루)의 잔여도 적어진다. 보통 종이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흔히 드립 커피라고 하면 이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드립 커피의 필터가 커피오일을 잡아주면서 원두의 특성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커피오일이 가진 맛이 존재하며, 미분에 의한 맛도 당연히 존재하는데, 이것들을 “커피의 본연의 맛” 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따라 의견이 나뉘는 것 같다.
앞서 이야기했듯, 종이필터는 유분없이 추출되어 깔끔한 맛을 낸다. 융 드립의 경우 커피의 유분을 걸러내지 않기 때문의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이 크게 드러난다. 이런 이유로 융 드립이 더 좋을 것 같지만 융 드립의개성이 너무 강해서 커피의 개성을 죽여버린다며 종이 필터가 좋다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종이필터와 융 드립 커피는 취향문제일지도 모른다.
드립 커피에 쓰일 만큼 관리된 원두들은 생산국가, 농장 등으로 세분화한 다음 맛 표기인 컵 노트까지 분류하면서까지 차별화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즉 기름기 없이 깔끔한 맛을 지향한다면 핸드 드립을, 유분을 즐기고 싶다면 프렌치 프레스가 더 맞는 선택일 것이다. 요즘은 필터의 재질에 따라 기존 종이 필터에서 걸러졌던 원두의 향미 물질을 어느 정도 뽑아 낼 수 있게 되었다.
드립 커피 추출에서는 최근에는 바리스타가 각 개인 기술을 과시하기 보다는 원두의 특성을 살리고 추출 결과물을 균일 하게 하는 쪽의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바리스타의 추출 기술 보다 커피 한 품종의 빈(싱글 오리진) 이 가진 특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핸드 드립은 기구는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서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가정에서도 충분히 훌륭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추출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