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추출…커피 분쇄도& 추출온도
최근에 가지고 있던 에스프레소 머신이 자꾸 말썽을 피워서 조금 더 안정적인 머신으로 바꾸었다. 전에 쓰던 머신은 조금 더 비싸고 추출용 온수와 스팀용 온수가 따로 공급되는 듀얼보일러 방식이었는데 보일러 부분의 고무 패킹이 내구성이 너무 약해서 스팀이 자주 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고질적인 문제여서 주기적으로 전기밥솥에 고무 패킹을 갈 듯 지속적으로 갈아주었어야 했는데 갈수록 그 빈도가 짧아져서 다른 머신으로 결국 교체를 하였다. 교체한 모델은 사실 더 저렴하면서 보일러가 아예 없는 방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물이 뜨거운 코일을 지나면서 순간적으로 뜨거워져 온수를 공급하는 방식) 아직까지는 만족할 만한 샷을 추출해 주고 있다. 물론 듀얼보일러에 비해 단점도 있지만 그래서 가격을 비교하면 훌륭한 편이다. 이처럼 현재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려고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가격이 높은 모델들이 항상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지난회에 이어 에스프레소 추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지난회에서 마지막으로 커피 분쇄도에 대해 이야기하였는데 추가적으로 다루고 싶은 부분이 있어 조금 더 알아 보기로 하자.
커피 분쇄도
분쇄도가 적정 분쇄도 보다 굵을 경우 추출 초기부터 밝은 갈색의 흐름과 함께 빠른 추출속도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적당양 이하의 커피양을 도징 할 경우, 혹은 추출 온도가 현저히 낮을 경우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며 결과적으로 커피의 전체적인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추출되어 싱거운 맛이 나게 된다.
분쇄된 커피는 원두 상태일 때 보다 쉽게 공기 중 습기를 흡수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분쇄 환경에서의 습도는 커피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날씨의 미세한 변화에도 커피 층을 통과하는 추출수의 흐름이 큰 변수로 작용한다. 비가 오는 날 같이 습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보다 굵게 분쇄도를 조절해야 커피 가루가 습도를 머금어 뭉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으며 추출 흐름을 원활히 가져갈 수 있다. 습도가 낮은 맑은 날이라면 보다 가늘게 분쇄도를 조절하여 분쇄 원두의 표면적을 보다 넓게 만들어야 적절한 추출 흐름을 얻을 수 있다.
추출온도
커피의 추출 온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다. 에스프레소 추출수의 온도는 커피와 추출 스타일에 따라 대게는 섭씨 90도~96도 사이가 일반적이며, 커피의 맛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너무 낮은 온도로 추출을 하면 완전한 추출이 어렵고 결과물이 신 맛과 가벼운 바디감으로 나타나게 된다. 반대로 높은 온도로 추출을 하면 과도한 추출로 인하여 쓴맛과 타닌 맛이 나게 된다.
추출 시 물의 온도는 커피의 양에 따라 적절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통상 7~8g (싱글샷) 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는 대게 섭씨 88~90도 정도의 온도로도 적적한 추출이 가능하지만, 20g 에 육박하는 커피를 사용하기도 하는 요즈음의 에스프레소 추출 스타일을 위해서는 약 91 ~ 95도 정도의 높은 온도로 추출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이는 추출을 위한 가열수가 갈려진 커피를 만나 빼앗기는 열량을 고려하기 때문인데, 쉽게 말하면 동일한 커피라도 커피의 양에 비례하여 추출 온도를 가감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회전율이 높은 바쁜 매장은 계속되는 추출로 인해 추출 온도는 꽤나 변동성이 큰 변수이다. 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이 얼마나 연속추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는지가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에스프레소 머신 들은 각기 다른 추출온도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올바른 추출을 위해서는 본인이 사용하는 머신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영업장에서 안정적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듀얼 보일러 (추출에 쓰이는 온수용 보일러와 스팀기를 위한 보일러가 따로 있는) 이상이 되는 머신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에스프레소 추출에 대한 기본적인 변수들을 알았는데 다음화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종류와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