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수저’ 출신, 독학으로 대학 졸업장 받아
‘인자한 지도자’로 한인사회에서도 명성
BC주의 존 호건 전 수상이 12일, 6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017년, 주 총선에서 신민당NDP 정부를 출범시켰던 존 호건 전 수상은 2020년 총선에서는 BC주 신민당 역사상 최대의 승리를 거두며 보란듯이 의회에 입성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주 수상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2022년 후두암을 이유로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는 2001년도에는 방광암 진단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누적된 35차례의 항암 치료가 그의 수상 임기를 중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2023년 11월에 독일 대사로 취임하기도 했으나, 올 해 6월, 갑상선암이 진단돼 그의 정치 발목은 다시 잡혔다.
그는 12일 오전, 빅토리아시 로얄 쥬빌리 병원에서 생을 마쳤다. 데이비드 이비 주수상은 이 날, 회견을 통해 존 호건 수상이 어려운 시기에 수상직을 잘 이끌었으며, 후손들에게 잊혀 지지 않는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사를 전했다.
존 호건 전 수상은 1959년 8월 7일 빅토리아시에서 태어났으며, 유아 시절에 부친을 잃고 모친이 그를 비롯한 4남매를 어렵게 홀로 키웠다. 그는 청소년 시절, 스포츠를 매우 좋아했고, 고교 시절 야구부 코치의 지도 편달을 생애 내내 잊지 않았다.
흑수저 출신인 그는 독학으로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2013년 주총선에서 당시 자유당의 크리스티 클락 수상이 철제 헬멧을 쓰고 찍은 사진을 놓고, 존 호건 전 수상은 자신은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실제 근로 현장에서 이 헬멧을 썼다고 한 발언은 지금까지도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그는 온타리오주 트렌트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이곳에서 아내 엘리를 만났다. 그는 호주 시드니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은 후, 캐나다로 돌아와 제인스 멘리와 린 헌터 등 연방 신민당 의원들 밑에서 정치 경험을 쌓았다. 이 후 BC주 신민당 정부 마이크 하코트 수상 밑에서 일을 하다가 이어 글렌 클락 BC주 신민당 정부 수상 밑에서 계속 정계에 관여했고, 2005년 드디어 밴쿠버 아일랜드 말라하트-후앙 드 푸카 지역구에서 신민당 의원직에 첫 당선됐다.
그는 2009년과 2013년 같은 지역구에서 3선에 성공했으며, 2014년도에는 신민당 당수가 됐다. 2017년에는 녹색당의 지원에 힘입어 신민당 소수 여당 정부를 탄생시켰다.
당수 시절 한인사회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그는 매년 노스로드 한인타운을 찾아 한인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점을 듣고, 당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여 신민당에 대한 지지를 적극 호소하기도 했다. 주 수상이 된 이후에도 한인타운을 명절 때 마다 방문해 한인커뮤니티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털털하고 자상한 면모를 보였던 그는 인자한 수상으로 한인사회에 인기가 높았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장성한 두 아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