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달러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를 제외하면 2015년 이후 10년 내 가장 큰 약세이다.
트럼프 재선 후 빨라진 하락세
전문가들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금융 결제 회사 코페이Corpay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칼 샤모타는 “미화 대비 70센트 이하, 심지어 언젠가는 68센트까지 내려간다고 해도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 라고 했다.
캐나다 달러는 2021년 여름 이후 길고 느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 재선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미 달러가 급등하면서 11월 들어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9월 이후 하락 요인은 트럼프가 캐나다 경제에 줄 부정적 발언들 때문이다. 그가 감세, 규제 완화, 모든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 부과를 약속하면서 미 달러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선진국 통화 중 단연 강세를 보였다. 수출의 약 75%가 미국으로 향하는 캐나다의 루니는 트럼프 발언에 힘을 더 잃고 있다.
관세 위협에 한 때 70센트 붕괴
특히 25일 트럼프가 1월 취임 직후 캐나다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25일 위협한 후 캐나다 달러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루니는 이날 오전 71센트 아래로 떨어진 후 오후 초반 거래에서 71.01센트에 거래되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수석 경제학자, 로버트 카브치치는 “이미 캐나다 경제 둔화와 캐나다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라는 국내 요인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루니가 외부 역풍에 힘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샤모타 시장 전략가는 “대다수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허풍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이 미묘한 관점에서 상황을 평가하면 캐나다 달러는 소폭 상승 반전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 모멘텀은 현재 캐나다 달러와 반대로 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장 모멘텀은 미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캐나다 달러 약세는 캐나다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수입은 더 비 싸지고 반대로 미 달러로 돈을 받는 수출업체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캘거리에 본사를 둔 서지Surge 에너지의 사장 겸 CEO인 폴 콜본은 “추세를 매처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서지는 주로 알버타 중부와 사스캐추완 남부에서 하루 약 24,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한다.
환율 변동은 이 회사의 수익에 매우 중요하다. 콜본CEO는 달러가 오르거나 내릴 때마다 연간 700만 달러의 현금 흐름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북미 주요 벤치마크 원유는 배럴당 약 71달러에 판매된다. 루니가 미국에서 약 70센트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서지와 같은 기업에게는 큰 폭의 마크업이 가능하다.
“우리는 미 달러로 석유를 판매하고 미 달러를 받은 다음 환산한다. 현재 서지는 배럴당 약 97~98캐나다 달러를 받고 있으며, 이는 매우 매력적인 가격이다.”
달러가 낮아져 이득을 보는 것은 에너지 산업 만이 아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곡물 및 목재도 이런 환차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수익이 급증할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품목의 가격은 상승한다. BMO은행 수석 경제학자 더글러스 포터는 “캐나다인들이 이미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가격 상승과 차입 비용 증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수입하는 거의 모든 품목의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달러 상승은 거의 자동으로 개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 구매하는 식품의 대부분이 수입품이거나 국제적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식품가격에 바로 반영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의 타격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캐나다 달러의 가치가 미국 달러보다 더 높았던 때가 있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유가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캐나다 통화는 미화 1.05달러에서 0.95달러 사이에서 거래되었다. 그러다가 2015년 유가가 하락하자 루니도 급락했다.
팬데믹이 경제에 닥칠 때까지 상황은 큰 변화가 없었다. 팬데믹이 닥치자 오히려 초기에는 캐나다 통화가 상승했지만 그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인플레이션, 부채, 정부 지출이 달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포터 학자 따르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금리에 민감한 경제 중 하나이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고 지적했다.
샤모타 시장전략가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경제가 확장된 반면 캐나다의 경제 성장은 정체되어 통화 트레이더들 에게 분명한 대조를 보여 주었다고 한다.
“높은 대출이자는 레버리지가 많은 캐나다 가계 부문에 타격을 주고 있다. 원자재 가격도 낮아 캐나다 경제에 불리하며, 기업 투자도 약하며, 생산성도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간단한 경제논리보다 복잡한 심리적 영향도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통화 가치를 일종의 국가적 활력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달러가 높으면 흥분하고 달러가 낮으면 실망하게 된다.”
콜본 CEO는 자신의 회사가 이득을 보고 있지만 저 달러는 캐나다 경제 전반의 상황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정책 입안자들이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고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내고 그 과정에서 캐나다 경제를 약화시킨 것이 그 원인”이라고 했다.
“정말 슬픈 일은 지난 8년 동안 우리의 생활 수준이 미국에 비해 35~40%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루니의 가치하락은 많은 캐나다인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정치인들을 향한 생각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