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백

2024-12-18 14:50:42

윤문영

마음 속에 엉겅퀴가 가득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허둥지둥 그것을 치우려고 빗자루며 쓰레받기를 들었다

거리를 치우듯 마음을 치웠다

평화만을 남겨두고 치웠다

마음을 깨끗하게 치운다는 것은 어려운 듯했지만

의외로 간단했다

간단하다는 것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 지 턱을 괴고

머리를 갸우뚱하며

그 속을 본다는 기쁨마저 있었다

마음 속에 하염 없이 들어찬

구름 같이 떠있는 것들

안개 같은 아픔

가만히 바라보니

안개가 스멀스멀

사라진다

참으로 치운다는 것은

바라본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