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시에 살고 있는 존 필립 프레이져(39)는 3년 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 노동 현장을 찾게 됐다. 그러나 그의 형편으로는 허름한 작업 운동화 한 켤레 사기에도 벅찼다. 그는 어릴 적에 베네수엘라에서 밴쿠버로 이주해 왔으며, 오랜 기간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지역에서 거주했다.
저소득층 건설 노동자 용품 매장 개설
워킹기어, 업체의 도네이션 물품 제공
생활 어려운 노동근로자에 ‘단비’ 역할
오래된 운동화를 신고 비를 맞으며 일을 할 때는 온 종일 발이 비에 젖어서 붓고 축축한 냄새로 가득 찼다. 그러던 중 그는 워킹기어 Working Gear라는 한 상점이 저소득 노동자들을 위한 저가의 취업용품들을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곳에서는 레드윙Red Wing, 킨Keen, 화이버Fiber사 등이 제조 판매하는 근로자용 신발과 의류들이 저가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도네이션 형식으로 관련 제품들을 이곳에 저가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이져 씨는 이곳에서 품질이 우수한 작업복 및 신발을 구입한 뒤 더 나은 조건의 근로 현장에 취업할 수 있게 됐다며 매우 흡족한 표정이다. 이 후로 그는 안정된 주거 환경 속에서 취업 능력을 업그레이드 중이다.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에는 프레이져 씨와 같은 주민층들이 대부분 살고 있다. 계속되는 가난 속에서 이들은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 2007년에 첫 문을 연 워킹기어Working Gear 매장은 메트로 밴쿠버에 거주하는 신규 이민자, 난민 및 저소득층 주민들의 취업 준비를 돕고 있다.
이 매장 이용객의 60% 정도가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 거주민들이다. 최근 1-2년 동안 이 매장을 이용한 고객들의 약 66% 정도는 메트로 밴쿠버에 신규 이주한 주민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 전에는 그 비율이 14%였다.
이 매장의 주요 고객들은 가족이나 친지가 거의 없는 솔로족 이다. 이들은 보통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고아 청소년, 청소년 보호 관찰소에서 갓 출소한 사회 초년병 그리고 우크라이나 혹은 아프리카 등지에서 들어온 신규 이주민들로 대부분 이다.
스티픈 시젠니(42)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신규 이주민이다. 그는 2018년 처음 밴쿠버에 도착했을 당시, 자신의 낡은 옷차림으로 인해 주위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워킹기어Working Gear의 도움을 통해 이제는 두 자녀를 둔 어엿한 가장이 돼 하루를 힘차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