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아이반호 호텔 펍과 다운타운 이스트에 위치
노숙자 주로 이용, “가족, 친치, 병원과의 대화창구”
구호단체, “노숙자에게 전화는 생명선 대책 마련돼야”
스마트폰이 대중화가 되기까지, 거리거리에는 공중전화 박스가 즐비했다. 밴쿠버 다운타운 아이반호 호텔의 1층 펍에 공중전화 박스가 한 개 있고,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에 또 한 개의 공중전화 박스가 있다. 이 박스는 노숙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1900년대에 지어진 아이반호 호텔은 현재는 호스텔로 사용되고 있다. 이 호텔의 펍 벽면에 설치돼 있는 공중전화를 사용하려면 50센트 동전이 필요하다. 노숙자들에게 이 공중전화는 매우 중요하고도 편리한 통신 기기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을 하다 지난 20년 넘게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는 스탠리 우드바인(63)은 이 공중전화를 통해 가족과 친구에게 연락을 취한다. 그는 예전부터 공중전화에 의지해 살아왔으나, 최근 공중전화 박스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함에 따라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벨Bell사는 2019년 자사 소속 페이 폰이 13개, 텔러스사는 349개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2020년 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자 남아 있던 페이 폰들마저 위생상의 위험 등을 이유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벨 사는 현재 BC주에서 더 이상 페이 폰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다.
가스펠유니온이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 노숙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공용 셀 폰을 한정적으로 마련해 시설 방문 노숙자에게 지급, 사용하도록 돕고 있다. 노숙자들은 이 셀 폰을 통해 가족이나 친지 및 정부기관과 병원 등에 긴급 연락을 취하고 있다. 가스펠 유니온의 닉 웰스 대변인은 “거처가 일정하지 않은 노숙자들에게 셀폰 구입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밴쿠버시 141 이스트 헤스팅즈 스트리트 소재 마약 과다 복용 방지 기구의 행정 책임관인 세라 블라이스는 “노숙자들에게 셀폰 및 전화 사용은 생명선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거처는 일정하지 않지만, 전화를 통해 가족과 병원 및 약국과 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드바인은 지역 노숙자들이 긴급 서비스를 위해 이용해 왔던 마지막 남은 두 개의 공중전화 박스들이 곧 자취를 감추게 될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