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아관리 십계명 4
진료를 하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을 드렸음에도 당장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다 큰 문제를 겪는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초기 단계에서는 본인이 느낄 수 있는 불편감이 거의 없습니다. 암을 예로 들어보면, 암 1-2기일 때는 환자 스스로 자각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반대로 스스로 몸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느낄 때는 이미 말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글에서는 치과 질환 중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기 쉬운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불편감에 익숙해지는 경우 예를들어 오른쪽 어금니를 뺐더라도 반대편으로 씹으면 별다른 불편함 없이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왼쪽으로만 씹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만 씹으면 씹는쪽 치아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치아나 잇몸뼈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결국 왼쪽 치아에도 문제가 생겨서 양쪽 다 불편해진 후에야 치과를 찾게 됩니다. 또한,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은 얼굴 비대칭을 유발해 심미적인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가끔만 불편하다고 방치하는 경우 잇몸질환이 대표적입니다. 초기에는 양치질할 때 가끔 피가 나거나, 피곤할 때 잇몸이 붓거나, 씹을 때 가끔 불편함을 느낍니다. 며칠 지나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잇몸질환은 한번 시작되면 계속 진행됩니다. 또한 잇몸질환은 진행될수록 진행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치하면 치아가 여러 개 한꺼번에 흔들리며 빠져 임플란트나 틀니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문제가 있어도 전혀 느낄 수 없는 경우 치아 균열이 그 예입니다. 균열이 깊어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치과의사가 예방 또는 치료 필요성을 설명해도 당장 불편함이 없으니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균열이 진행되면 씹을 때 시큰하거나 전기가 오는 듯한 통증이 생깁니다. 이때는 크라운 치료가 필요하고, 심하면 신경치료나 발치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치아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치과 질환은 초기에는 불편하지 않거나 가끔만 불편하고, 때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결국 심각한 문제로 이어집니다. 치과의사가 초기 문제를 발견해 치료를 권한다면, 그 이유를 이해하고 가급적 빠르게 치료받으시길 권장합니다.
글 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