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22% 주택담보대출 보유
고물가·주택가격 급등에 노후 재정 부담 가중
캐나다에서 은퇴 후에도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안고 살아가는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노후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치솟은 주택 가격과 생활비 부담, 장기화된 부채 문제가 겹치면서 모기지를 은퇴 이전에 모두 상환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피델리티 은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은퇴자의 22%가 여전히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향후 10년 안에 대출을 모두 갚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은퇴자의 20% 이상과 은퇴를 앞둔 예비 은퇴자의 12%는 현재 보유한 모기지를 평생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응답해 노후 부채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은퇴 직전까지 대출을 유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생활비 상승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은퇴 준비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캐나다 전역에서 가계 부채가 전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빚을 진 채 은퇴 생활을 시작하는 인구의 비율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추세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채가 있는 고령층 가구 비율은 1999년 27%에서 2016년 42%로 급증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비율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은 고령층 부채 증가액의 약 3분의 2가 주택담보대출 증가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그 이후 노후 환경이 더욱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주 EQ 은행이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45세 이상 캐나다 주택 소유자의 절반 이상은 지난 1년간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은퇴 저축에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경제 위축, 중동발 긴장 고조에 따른 연료 가격 급등 등 대내외적 악재가 겹친 탓이다.
피델리티 조사에서 캐나다인들이 노후 생활에서 가장 우려하는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80%)’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국제 정치적 격변’과 ‘캐나다 경기 둔화 및 침체’가 각각 60%로 그 뒤를 이었다. 은퇴자의 3분의 1 이상은 글로벌 분쟁과 주식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자산을 보장성 투자상품(GIC), 채권, 현금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사회 안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보고서는 “캐나다인 10명 중 9명은 노후 소득을 정부 프로그램에 의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지금만큼의 혜택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