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날을 맞으며

2025-06-18 15:31:58

글 윤문영

아버지가 되기 전에
남편이었고
남편이 되기 전에
아들이었고
어른이 되기 전에
아이였던 아버지

아들 딸을 가지면서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 아버지

무엇이 아버지를
만들었을까요

자녀의 올망졸망한
귀여움을 보면서
한없이 흘렸던 웃음이
아버지를 만들었을까요

아버지의 등에 꽂은 큰 짐이
아버지의 두 어깨에 매달린
두터운 책임이
어떤 일 자리도 마다 않고
노동을 선택하신 손이
아버지를 만들었을까요?

누가 아버지 자리에
꽃을 피웠을까요?

아버지는 저녁 노을
붉게 타는 그 자리처럼
가만히 있어도
늘 빛나는 노을 입니다.

아버지는 존재 하나 만으로
넓고 크고 깊은 그림자입니다.

그러나,
공부했던 아버지
까불었던 아버지
군대 갔던 아버지

사랑했던 아버지
이별했던 아버지
아이였던 아버지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는
알 지 못했던
그런 아버지의 모습.

어른이 된 아들은,
아버지가 슬슬 아름답기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무표정 속에
감추어진
사랑을 알게 됩니다.

세월 속에 묻어버린
꿈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더 하고 싶은 일이
있냐고 묻고 싶습니다.
아버지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