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핵심 사업 추진 재원… 미래 세대 위한 부 창출 목적”
마크 카니 총리는 미래 세대를 위한 장기적 부 창출을 목표로, 약 250억 달러 규모의 초기 자본을 투입한 캐나다 최초의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온라인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공개됐다.
‘스트롱 캐나다 펀드(Strong Canada Fund)’로 명명된 해당 펀드는 국가 핵심 산업과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전략적 금융 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카니 총리는 해당 펀드가 단순한 공공 재정 수단을 넘어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핵심 운영 방식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투자와 리스크 분담 구조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운영 중인 국부펀드 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부 주도의 초기 자본을 기반으로 민간 자본을 유입시키는 ‘레버리지 투자 구조’를 지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일반 국민의 투자 참여 가능성이다. 카니 총리는 “여유 자금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국부펀드를 국민 공유형 자산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기존 국부펀드가 주로 국가 차원의 외환 운용 및 전략 투자에 초점을 맞춰왔던 것과 달리, 개인 투자자 참여를 허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부펀드 설립이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 육성 ▲인프라 확충 ▲세대 간 자산 이전이라는 복합적 정책 목표를 담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캐나다가 에너지, AI,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자본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국부펀드는 핵심 재정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 참여형 투자 모델” 강조
27일 오타와 캐나다 과학기술박물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니 총리는 펀드가 250억 달러의 초기 기금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산 재활용과 재투자를 통해 펀드 규모를 키워 미래 세대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250억 달러의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카니 총리는 28일 발표될 ‘상반기 경제 보고’에서 구체적인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직전 회계연도에 예상했던 783억 달러의 적자 규모보다 현재 국가 재정 상태가 훨씬 탄탄 해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캐나다 내 산유국들의 수익을 높였고, 이는 곧 연방정부의 세수 증대로 이어졌다. 카니 총리는 “수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완벽히 장악해야 하며, 우리는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니 총리는 ‘강한 캐나다 펀드’가 의회에 보고 의무를 갖는 독립적인 정부 출연 기관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몇 달간 펀드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그는 이 펀드를 “사실상의 국가 저축 및 투자 계좌”라고 묘사하며, “이것은 캐나다 정부의 펀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펀드가 될 것” 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카니 총리는 과거 캐나다 태평양 철도(CPR)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프로젝트들이 민간 기업에 의해 건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870년대와 마찬가지로 정부는 대출, 보조금 및 기타 인센티브를 통해 이러한 프로젝트를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과거 인종 차별과 원주민 소외,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점철됐던 역사적 인프라 사업들과는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카니 총리는 원주민들이 지분 참여를 통해 사업의 완전한 파트너로 참여할 것이며, 고임금 노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모든 국민이 납세자로서 혹은 직접 투자자로서 펀드의 혜택을 골고루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적 관심 프로젝트 가속화
지난해 6월, 국가 건설에 필요한 주요 인프라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법안 ‘C-5’가 의회를 통과한 바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인 ‘빌딩 캐나다법’은 연방 내각이 특정 프로젝트를 선정해 사전 승인하고, 필요한 경우 연방 법률이나 환경 검토, 인허가 절차를 건너뛸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 법안을 통해 기존 5년 이상 걸리던 승인 기간은 2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연방과 주 정부의 승인 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대신 ‘1개 프로젝트, 1회 검토’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캘거리에 신설된 ‘주요 프로젝트 사무국(MPO)’은 이러한 사업들에 대한 제안과 민원, 우려 사항을 처리하는 중앙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이번 펀드를 통해 지원받는 사업이 반드시 ‘C-5’ 법안에서 정의된 국가적 관심 프로젝트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 판단으로는 그보다 더 넓은 범위를 다루게 될 것”이라며, 더 광범위한 프로젝트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세부 사항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