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캐나다를 덮친 북극 한파와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겨울 폭풍의 여파가 전국 항공 교통을 뒤흔들면서, 밴쿠버 국제공항(YVR)을 이용하는 여행객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 세대에 한 번 올 폭설·한파 여파, 서부 관문공항도 영향권
이번 주말 동부 캐나다에는 극지 소용돌이(polar vortex)가 유입돼 혹한이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는 최소 16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의 ‘한 세대에 한 번 올 수준’의 겨울 폭풍이 발생했다.
이중 악재로 항공편 운항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토요일 하루에만 미국 출·도착 항공편 3,846편이 취소됐고, 일요일에는 8,606편이 추가로 결항됐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는 이틀간 621편이 취소됐으며, YVR에서도 주말 동안 30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로어메인랜드 기온은 올해 처음으로 영하로 내려갔지만, 섭씨 -1도는 토론토 예상 기온 -30도, 온타리오 북부와 대초원 지역의 -45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온화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온도 차이가 YVR이 영향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YVR 운영팀의 플로우 매니저인 리처드 밴튼은 “영향이 크다. 아주 크다”고 말했다.
“우리의 전체 항공 스케줄은 몬트리올, 토론토 등 다른 공항들이 항공기를 제시간에 출발시켜야만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거기서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밴쿠버까지 이어진다.”
YVR은 다른 지역에서 출발한 항공편 비중이 높은 **관문 공항(gateway airport)**으로, 촘촘한 일정 관리에 의존해 운영된다. 항공기 도착·출발 슬롯은 수개월 전에 이미 확정돼 있어, 기상 이변은 시스템 전체에 큰 부담을 준다.
실제로 지난주 지역을 덮친 짙은 안개로 YVR의 처리 능력은 약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항 접근 교통 지연, 활주로 시야 확보, 항공기 간 간격 확대 등 모든 요소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YVR 최고운영책임자(COO) 앤디 마골리스는 “날씨는 매일은 물론 주간, 2주 단위 장기 예보까지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며 “눈, 안개, 폭우, 폭염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 운영통제센터에 상주하는 플로우 관리팀은 마치 ‘빅브라더’처럼 공항 전반을 감시한다. 공항으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 상황, 대중교통과 택시 공급, 수하물 이동 속도, 보안 검색 대기 시간과 인력 배치까지 모두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기상 영향으로 항공기 도착 시간이 바뀌면 항공사와 협의해 비행 속도를 조정하거나, 환승객 이동을 고려해 게이트를 바꾸는 등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진다.
마골리스는 “항공 시스템 전반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연결된 그림으로 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밴튼은 “문제는 예측하지 못한 날씨”라며 “폭설 20㎝나 영하 20도가 아니라, 단 2㎝의 눈이나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도 대비하지 못하면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대부분의 기상 현상은 첨단 기상 관측망 덕분에 사전 예측이 가능하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은 이번 폭풍에 대비해 야외 근무자들을 위한 온열 쉼터와 숙소, 식사를 마련했고, 활주로 제설과 항공기 제빙을 위해 제빙액의 글라이콜 농도를 50% 이상으로 높였다.
“이번 주말 토론토에서 일하는 건 정말 힘들 것”이라며 웃음을 지은 밴튼은 “2년 전 서부로 옮기길 잘했다”고 말했다.
YVR 측은 이번 주말 여행객과 도착 예정 승객들에게 항공편 도착 정보 수시 확인을 당부했다. 결항 여파는 기상이 회복된 뒤에도 며칠간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골리스는 “악천후가 있으면 공항 운영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대중도 이해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영향을 미리 명확히 전달해, 여행객들이 스스로 계획을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