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7일 ThursdayContact Us

미국, 캐나다산 관세율 35%로 인상…영향 얼마나 클까?

2025-08-07 20:38:49

카니 총리의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은 기대와 달리 35% 관세로 마무리 됐다. 단 CUSMA 적용 제품에 대한 무관세는 지속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8월 1일 오전 12시 1분부로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35%로 인상됐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적용되었던 25%에서 10%p 상승한 수치로, 캐나다산 제품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일괄 관세다.

그러나 이는 전체 상황을 다 설명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35% 관세가 적용되는 캐나다 제품의 비율은 매우 적다. 이는 이번 관세 인상이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의 적용을 받는 모든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협정을 준수하는 제품들은 계속해서 무관세로 국경을 넘어갈 수 있다.

캐나다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CUSMA의 적용을 받는다. 캐나다중앙은행은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의 약 95%가 CUSMA 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35%라는 높은 새 관세율은 CUSMA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일부 제품에만 적용될 것이며, 전문가들은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다양한 제품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도 포토맥 전략그룹 에릭 밀러 대표는 “CUSMA가 경제 전반에서 무역 흐름의 정상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요소” 라며 “이번 면제 조항의 유지가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제품이 CUSMA 기준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단순한 목록은 없다. 제품마다 여러 복잡한 요인을 바탕으로 개별적으로 인증되기 때문이다.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제품의 일정 비율이 캐나다에서 생산되었고 캐나다산 원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테이크와 드라이버(스크루드라이버)를 비교해보자. 소가 알버타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도축 및 가공까지 이뤄진다면 그 스테이크는 명백히 캐나다산 제품으로 CUSMA의 보호를 받게 된다.

반면, 일반적인 드라이버는 금속과 플라스틱 또는 고무 손잡이로 구성된다. 제조업체는 그 재료의 약 60%를 캐나다, 미국, 멕시코에서 조달해야 하고 캐나다에서 해당 부품에 부가가치를 더해 최종 제품으로 완성한 후 에야 면제가 가능하다고 밀러 톰슨 로펌의 다니엘 키셀바흐 변호사는 설명했다. 드라이버의 경우 원재료를 가공해 완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기준을 충족한다.

키셀바흐 변호사는 “농업· 임업· 광업 등에서 채굴· 수확된 제품들은 대체로 CUSMA 기준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나다 내에서 제조된 제품은 상황이 더 복잡해 진다. 특히 전자제품과 기계류는 CUSMA 인증을 받기 어려운 대표적인 품목이다.

게다가 인증 과정 자체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며, 제품 구성 요소의 원산지를 모두 증명하는 서류 작업도 필요하다.

“기업들이 규정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암호 해독 수준으로 복잡하다” 며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아예 CUSMA 인증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관세 인상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관세 인상으로 타격을 받을 기업들은 주로 캐나다 외 국가에서 부품을 조달해온 중소기업들” 이라며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원재료를 공급받아온 기업이 갑자기 다른 곳에서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갑자기 공급망을 바꿀 수 없고, 기준도 맞추기 어렵다. 결국 35% 관세를 내야 한다. 25%에서 35%로 오르면 그들에게는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키셀바흐 변호사는 35% 관세가 일부 기업의 이윤보다 높을 수 있어, 현재 판매 가격으로는 제품 하나를 팔 때마다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35% 관세율 인상은 특정 산업에 이미 부과된 관세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여기에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가 포함된다. 이들 품목에 대한 관세는 이미 시행 중이었다.

또한 8월 1일부터 구리 파이프 및 전선 등 일부 구리 제품에 대해 새롭게 50% 관세가 적용되었다. 다만 원광, 농축물, 음극판 등 구리 원자재는 예외를 둬 업계에 약간의 숨통을 틔워줬다.

이러한 부문별 관세율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 제조업체 및 수출업체 협회(CME)의 수석 경제학자인 앨런 아칸드는 중요한 산업 부문에 대한 높은 관세율의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산업은 캐나다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런 수준의 관세율은 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것이 지금 가장 큰 문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