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시대 유물 가능성…SFU에 기증
중세 유물 추정 반지·메달 등 13점
칠리왁의 한 중고매장에서 고대 로마 혹은 중세 시대로 추정되는 반지와 메달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봄, 칠리왁의 쓰리프티 부티크Thrifty Boutique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판매대에서 보석류 11점의 반지와 2점의 메달을 발견했다. 판매가는 단돈 30달러였지만, 고고학적 배경 지식을 갖춘 그는 이 물건들이 상당한 가치를 지닌 유물일 수 있음을 직감했다.
이후 해당 물품들은 5월에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SFU)에 기증되었고, 현재 고고학 수업 교재로 활용되는 동시에 향후 SFU 고고학·민속학 박물관 전시에도 포함될 예정이다.
국제 인류 고고학을 담당하는 SFU대학 사브리나 히긴스 부교수는 이 학교 고고학과의 카라 트레메인 조교수와 함께 이번 기증품 접수에 놀라움을 금치 못 하면서 학생과의 수업 시간이 매우 기대되고 흥분된다고 말한다.
이 기증품에 대한 정식 역사적 가치 품평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으나 이번 학기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그 과정에 일보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트레메인 교수는 “이 같은 사적 가치가 높은 희귀중품이 학교 박물관에 기증되는 일은 흔치 않다”고 말한다. “정밀 과학을 통한 분석 작업이 앞으로 매우 흥미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 기증품이 발견된 중고매장에는 하루에도 매우 많은 양의 물품들이 기증되고 있기 때문에 이 기증품의 원래 소유주를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이 중고매장의 점주인 데스몬드 데브니치는 말한다. 매장 직원들은 많은 양의 기증품들을 가치에 맞춰 분류해 가격을 선정한 다음, 판매에 들어간다.
이 기증품을 구입한 고객이 구매한 물품의 가치를 알고 다시 매장으로 가져오자 매장 내 한 직원은 SFU 고고학과를 졸업한 아들을 통해 이 학교 박물관 측과 연락을 하게 됐다. 학교 측의 전문가들은 이 기증품을 본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그 가치를 발견했다.
히긴스 교수는 현미경을 통해 기증품에 새겨져 있는 글씨에서 이 기증품이 중세 로마시대 때의 유물임을 알 수 있었다. 반지 등에 꽃 모양과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그 날짜들은 다양했다.
한편 트레메인 교수는 “만약 특정 국가가 이 유물의 반환을 원한다면, 우리는 법적· 윤리적으로 이를 고려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며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원과 소유권 문제도 함께 검토할 것” 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물품이 5세기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단정할 ‘마법 지팡이’ 같은 증거는 없다” 며, “재료의 출처를 밝혀도 제작· 사용된 지역은 다를 수 있다. 고대에는 물품이 끊임없이 이동· 거래되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견을 계기로 유물 연구에 참여하게 된 히긴스 교수는 “이집트와 마케도니아 발굴 현장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집 근처 중고매장에서 보물을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음을 지었다. “고대 세계의 유물을 직접 접한 건 이번이 처음” 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