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이스트사이드의 한 공원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금고’ 안에서 현금과 은, 가상화폐 지갑, 대량의 마약류가 확인돼 B.C. 주정부가 몰수 절차에 착수했다.
당국, 마약 유통 연루 의심
유통·거래 내역 장부 나와
B.C. 민사몰수국이 최근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이 금고는 지난해 9월 1일 루퍼트 스트리트와 그랜드뷰 하이웨이 인근 팔레이스 공원에서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현장에는 금고와 함께 전화번호가 적힌 돌리(Dolly)가 함께 놓여 있었고, 경찰이 이 번호로 연락하자 인근 주민이 나타나 “집에서 도난당한 금고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소유 관계는 불분명했다.
경찰은 금고를 보관소로 옮겨 주인을 찾으려 했으나 확인되지 않았고, 최고 금고 발견자가 시의 무주물 규정에 따라 소유권을 신청하기도 했다. 한편 한 변호사가 “익명의 의뢰인이 금고 주인”이라고 주장했으나, 증명 절차를 밟지 않아 결국 소유자는 특정되지 않았다.
2025년 초까지도 소유자가 특정되지 않자, 경찰은 “최초 발견자에게 인도하기 전에 내용물이 안전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금고를 개봉하기로 했다. 올해 5월 5일 개봉된 금고 안에서는 현금 약 3만7천 달러와 은, 가상화폐 지갑, 거래 관련 문서 외에도 엑스터시·메탐페타민·LSD·환각버섯 등 약 9kg의 마약류, 그리고 ‘스코어 시트(score sheet)’라 불리는 거래 장부가 나왔다. 현금은 은행 거래와는 다른 방식으로 묶여 있었으며, 문서에는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페루 등 여러 나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민사몰수국은 금고가 장-폴 램버트라는 인물과 연관돼 있으며, 금고 속 현금과 은, 가상화폐가 불법 마약 거래 및 자금세탁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경찰이 가상화폐 지갑에 접근해 디지털 자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60일간 추가 보관을 허가했다.
현재까지 램버트는 형사기소를 당하지 않았으며, 민사소송에 대한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건은 민사몰수 제도의 특성상 형사재판과 별개로 진행되며, 실제 소유자 여부와 상관없이 범죄 연루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