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축소 여파, 일부 산업 영향 가시화
캐나다의 인구 증가 속도가 둔화되면서 일부 경제 분야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연방정부가 이민 목표를 조정한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드러나고 있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캐나다의 인구 증가는 사실상 제로 수준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방 정부가 약 16개월 전 이민 목표를 축소한 이후 두 번째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거나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소비와 투자 등 경제 전반의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인구 증가 둔화가 반드시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 활동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생산성 향상이나 노동시장 구조 변화, 기업 투자 확대 등이 인구 증가 둔화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산업에서는 이미 변화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택 임대 시장, 소비 지출, 노동시장 수요 등에서 인구 증가 둔화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
인구 증가 둔화의 가장 명확한 효과 중 하나는 렌트 시장에서 나타났다고 BMO 캐피탈 마켓의 수석 경제학자인 셀리 카우식은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새로운 이민자들, 특히 임시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 학생들은 캐나다 경제의 특정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바로 그 분야가 바로 부동산 시장이다” 고 설명했다.
그녀는 “가장 빠르게 목격한 변화는 캐나다 전역에서, 특히 온타리오주와 BC주에서 렌트 가격이 둔화된 것이다. 이곳은 국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유입된 지역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렌트 가격 하락
캐나다의 평균 임대료는 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2% 하락한 2,057달러였으며, 이는 16개월 연속 연간 임대료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렌탈스닷과 어반네이션의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료는 2028년까지 정체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TD은행 경제학자 마르크 에르콜라오는 인구 증가가 정상화될 2028년까지 렌트 가격이 정체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렌트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소형 주택인 콘도미니엄은 새 건축물의 재고가 넘쳐나고 있지만, 구매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는 몇 년 전보다 렌트 수익을 얻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에르콜라오는 “주택시장에서 발생하는 변화는 목적 기반 렌탈 시장을 넘어선다”고 설명하며, “콘도 소유주들이 자산을 임대하려는 시도가 미미한 상태” 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의 활동 둔화가 건설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 주택 건설이 위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는 지난달 연간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4개월 연속 3.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주택 시장이 침체 상태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인구 증가 둔화의 영향은 모든 주택 유형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에르콜라오는 “단독주택 시장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새 이민자들이 대부분 단독주택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 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인구 증가 둔화가 생활 수준에 변화의 징후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카우식은 “인구가 증가할 때 경제 성장률은 그에 미치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생활 수준은 일시적으로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높은 렌트 가격, 경쟁적인 노동시장, 주택 구매 등에서 나타났다.
경제 성장 둔화
캐나다통계청은 2025년 전체 실질 GDP가 1.7%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 2년간 각각 2% 성장에서 둔화된 수치로,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제학자들은 인구 증가와 다른 경제적 요인을 분리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특정 경제 분야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 상쇄 효과나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에르콜라오는 설명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차입 비용을 낮추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경제학자들은 평가했다.
한편 에르콜라오는 “캐나다 소비자들이 꽤 회복력이 있었다”고 말하며, 이는 경제 둔화의 상쇄 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인구 증가 둔화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RBC 부수석 경제학자 신시아 리치는 “이것은 일시적인 조정일 수 있지만, 캐나다는 이전에 이런 수준의 인구 감소를 경험한 적이 없다” 고 말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경제의 강도를 의심하고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카우식은 경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고 언급하며, “인구 증가가 둔화되면서 잠재적인 경제 성장이 함께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이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다뤄야 할 수많은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