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일 ThursdayContact Us

아픈 아이 숙박 지원 줄인다… 정부 정책 후퇴 논란

2026-04-02 11:44:46

빅토리아 주민 벡스 호스킨스는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희귀 대사 질환인 점다당질증(MPS)을 앓고 있는 9살 아들 사이먼의 치료를 위해 지난 7년간 1만 5천 달러 이상을 숙박비로 썼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소득 제한 강화 및 지원 기간 단축

“예산 부족에 취약계층 외면” 비판

 

BC주정부가 의료 치료를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아픈 아이 가족들을 지원하던 숙박 보조 프로그램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여름 제한 계획을 철회한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추진된 것으로, 정책 일관성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주정부는 이번 변경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133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 적자 상황 속에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론자들은 이번 조치가 특히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 지역 가족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전문 치료를 위해 밴쿠버나 빅토리아 등 대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미 의료 접근성이 낮은 상황에서 숙박 지원까지 줄어들면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결국 가장 취약한 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선단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앞으로 지원 대상은 연간 가구 소득 8만 달러 이하로 제한된다. 또한 의료 방문당 지원 기간 역시 기존 30일에서 21일로 줄어든다.

빅토리아 주민 벡스 호스킨스는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희귀 대사 질환인 점다당질증(MPS)을 앓고 있는 9살 아들 사이먼의 치료를 위해 지난 7년간 1만 5천 달러 이상을 숙박비로 썼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호스킨스는 이번 변경으로 인해 하룻밤에 500달러가 넘는 호텔비를 아끼기 위해 진료 당일 새벽 7시 페리를 타고 밴쿠버로 넘어가 밤 9시 배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택해야 할 처지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 아들이 처음 진단받았을 당시 밴쿠버 진료는 오전 7시에 잡히기도 했는데, 아일랜드 지역 거주자로서는 전날 출발해 숙박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호스킨스는 “아들이 3살이었을 때 6개월 동안 매주 치료를 위해 이동해야 했다”며 “오전 7시 진료를 위해 전날 집을 나서야 했고, 3살 아이와 8시간 동안 수액을 맞히기 전 하룻밤 묵을 곳이 필요했던 적이 28번이나 된다”고 막막함을 호소했다.

BC 농어촌 보건 네트워크의 폴 애덤스 집행이사는 주정부가 비용 상승을 막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손을 댄 것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에도 소득 기준을 8만 5,000달러 이하로 낮추고 지원 기간을 15일로 줄이려다 지역 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애덤스 이사는 “이번 서비스 감축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외곽 지역의 취약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부적절한 예산 결정을 내린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부 “삭감 아닌 지속 위한 조정”

조시 오스본 BC 보건부 장관은 1일 질의응답에서 이번 조치가 ‘삭감’이 아닌 프로그램 유지를 위한 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정부가 여전히 재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보건 당국과 버라이어티 측에 가족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오스본 장관은 “서비스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으며, 이동 비용 지원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6월 “비용 상승에 정부가 대응하고 어떠한 제한도 없을 것”이라고 밝힌 입장과는 차이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