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3일 FridayContact Us

“이메일 사기, 중개인 책임 아니다” BC 최고법원 판결

2026-04-02 14:30:01

커비 부부와 맥널리 부부는 중개인이 고객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해킹 사기에 걸려든 구매자·판매자

“안타깝지만 법적 과실 아냐”

빅 화이트 콘도 구매를 완료하기 위해 기다리던 켈로나의 한 부부는 잔금 지급 당일에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앤 마리 커비 씨는 “잔금 날이 되어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며, “변호사가 왜 아직 서류가 오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까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판사가 “악몽 같은 일”이라고 표현한 이 사건에서, 커비 부부의 변호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거주하는 실제 소유주인 루크와 킴 맥널리 부부가 아닌, 소유주로 위장한 정체불명의 사기꾼들과 거래를 진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커비 부부와 맥널리 부부는 부동산 중개인 가리 터너와 로열 르페이지 켈로나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터너가 사기꾼들을 실제 소유주로 믿고 대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일간의 재판에서 엘린 시구르드손 판사는 중개인 터너가 피해 부부들을 직접 대리한 것이 아니므로 법적주의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판사는 이 사건이 “충분히 동정을 살 만하다”면서도, 사기꾼들이 벌인 ‘침입과 기만’ 행위는 사생활 침해이자 대규모 절도 시도이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시간과 비용 손실은 물론 심각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커비 씨는 “5년 만에 일이 끝나서 다행일 뿐”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60만 달러 규모의 콘도 거래는 사기가 적발되면서 다행히 최종 단계에서 취소되었지만, 부부는 이미 이전 등록 비용과 법적 수수료 등으로 약 7만 5천 달러의 손해를 입은 상태였다. 사기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이들의 정체는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부부는 중개인이 고객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고, 소유주였던 맥널리 부부 또한 자신들의 손해를 주장했다.

하지만 시구르드손 판사는 당시 기준으로 중개인들이 책임져야 할 조치를 제때 취했다고 결론지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중개인들은 예상되는 업무 표준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과실에 의한 부당 표시 책임도 없었다. 원고 측은 터너 중개인이 회피적이고 정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다.

실제로 터너 중개인은 사기꾼들에게 신분증 서류를 요청했으나, 소유주의 이메일을 해킹한 사기꾼들은 정교하게 위조된 남아공 여권 사진을 보내 응수했다.

시구르드손 판사는 “맥널리 부부와 커비 부부는 잘못이 없으며, 단지 이득을 취하거나 혼란을 주려는 이메일 사칭범의 무고한 희생자였을 뿐” 이라면서도, “법적 판단은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당시 시행되던 기준에 근거해 내려져야 한다”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