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 경찰 일제히 경고, 골절, 뇌진탕 등 부상
규정 위반 주행 늘지만 실태 파악은 미흡
써리 메모리얼 병원의 소아 응급실장인 나비드 데하니 박사는 최근 응급실에서 전동 킥보드(이스쿠터)를 타다 다친 아이를 치료하지 않고 지나간 날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데하니 박사는 “특히 날씨가 따뜻한 날에는 하루에만 여러 명의 아이들이 실려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봄을 맞아 낮이 길어지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의사들과 경찰, 그리고 학부모들은 전동 킥보드를 타는 어린이들이 급증하는 현상과 이에 따른 부상 위험에 대해 일제히 경보를 울리고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기가 도로에 등장한 지 수년이 지났고, 주정부가 정식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시범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흘렀지만, 이용자 현황이나 사고 및 부상자 수에 대한 데이터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현행 BC주 법률상 전동 킥보드는 주정부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34개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도로와 보도에서의 주행이 전면 금지되어 있다. 시범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지자체로는 써리, 뉴 웨스트민스터, 포트 코퀴틀람, 애보츠포드, 미션 등이 있다. 또한 시범 사업 참여 지역이라 할지라도 이용 연령은 모두 16세 이상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메트로 밴쿠버 전역의 도로와 보도에서 청소년들이 전동 킥보드를 타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데하니 박사는 “밖에 나가서 조금만 걸어보아도 법규를 위반한 사례를 수없이 목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동 킥보드 사고로 인한 부상이 골절이나 뇌진탕부터 목, 가슴 부위의 중상에 이르기까지 주로 ‘강한 충격’을 동반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주로 11세에서 15세 사이의 남학생들이 많다.
전동 킥보드가 비교적 새로운 기술인 탓에 병원 컴퓨터 시스템상의 질병·상해 코드 분류에도 여전히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2024년 9월 BC주 보건 당국에 부상 데이터가 밝혀졌을 당시만 해도 의사들은 구체적인 통계 없이 개인적인 경험(일화)으로만 실태를 전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25년 가을, BC 트라우마 서비스는 “아동 및 청소년의 전동 킥보드 관련 부상이 명확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공식 확인했다. 중상을 입은 청소년 사례는 2021년 5건 미만에서 2024년 10건으로 증가했다.
ICBC(BC주 자동차보험공사) 역시 차량과 전동 킥보드 간의 정확한 충돌 사고 건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ICBC 대변인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주에도 여전히 사고 데이터에서 전동 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이용자를 자전거 운전자나 보행자와 분리해 집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날씨가 따뜻해짐에 따라 도로 위 사고와 마찰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주정부 시범 사업 참여 지역인 칠리왁의 경우, 불법적이거나 위험한 속도로 질주하거나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 행위, 또는 한 대에 두 명이 함께 타는 ‘탑승 정원 위반’ 행위가 늘고 있다고 어퍼 프레이저 밸리 RCMP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카멘 키너 경장은 단속만이 충돌 사고와 부상을 막는 해결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키너 경장은 “헬멧을 쓰고 속도를 줄이며 규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단순한 ‘아찔한 순간’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학부모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