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는 비교적 안정…
고유가 여파에 소비 위축 우려도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와 일부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물가 상승 압력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통계청은 19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4월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2.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보다 상승 폭이 확대된 것으로, 특히 주유소 휘발유 가격 급등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전체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9.2% 상승했다. 이는 3월 상승률인 3.9%와 비교하면 급격히 확대된 수치다.
특히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28.6% 급등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을 크게 끌어올렸다. 국제 유가 상승과 정제 비용 증가, 계절적 수요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촉진하고 있다. 다만 통계청은 연방정부가 유류 특별소비세를 전격 유예하면서 4월 물가 상승 폭을 그나마 완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유가 기조는 지난 3월 물가상승률을 2.4%로 끌어올린 데 이어 이번 달에도 핵심 동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연방정부가 1년 전 단행했던 소비자 탄소세 폐지 조치가 역설적으로 올해 4월의 연간 물가 비교 수치를 밀어 올리는 왜곡 효과를 낳았다.
지난 2025년 4월 탄소세가 폐지되면서 당시 휘발유 가격은 리터 당 약 18센트가량 인하되었다. 이 조치는 지난 12개월 동안 종합 물가상승률의 열기를 식히는 데 기여했지만, 올해 4월부터는 이 인하 효과가 연간 비교 기준에서 빠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물가를 낮추기보다 오히려 상승세를 부추기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품목별로는 3월에 0.4% 하락했던 의류 및 신발 가격이 4월 들어 2% 상승으로 돌아섰다. CIBC 은행의 앤드루 그랜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 서한을 통해 연료비 급등과 직결된 항공권 가격 상승분은 이번 4월 물가 데이터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임대료·식료품 되레 진정세
“기름값 빼면 물가상승 제로 수준”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이 통제 불능으로 치솟은 것과 달리, 다른 부문의 물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임대료 상승세는 둔화 기조를 이어갔다. 전국 평균 임대료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해 지난 3월(4.2%)보다 상승 폭이 줄었으며, 특히 BC 주의 임대료는 상승세가 완전히 멈췄다.
식료품 물가상승률 역시 3월 4%에서 4월 3.5%로 완화됐다. 올해 초 가파르게 올랐던 닭고기, 신선 채소, 커피, 홍차 등의 식료품 가격 상승 속도가 눈에 띄게 누그러진 덕분이다. 아울러 직전 달에 11.5% 급등했던 단체 관광 여행 상품 가격은 4월 들어 11% 하락했다.
BMO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더그는 가격 변동성이 큰 연료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지표들이 종합물가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올랐다는 점을 주목했다. 주유소의 골치 아픈 상황만 제외하고 들여다본다면 이번 물가 보고서는 의심할 여지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유비나 식료품비처럼 체감이 큰 몇몇 항목만 아니라면, 사실상 물가상승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