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5일 SundayContact Us

‘누그러진 기대감’…‘봄 특수 실종 속’ 매수세만 미동

2026-05-22 08:30:37

CREA는무역 불확실성과 중동 전쟁 여파를 반영해 2026년도 시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되면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광역 밴쿠버 거래량 2.5% 감소

물가·금리 압박에 관망세 지속 

올해 초 부동산 시장을 향했던 낙관적인 전망은 ‘봄철 성수기’ 에 대한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전문가들은 올해 봄 시장이 아직 온전히 피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지역 부동산 협회들의 자료를 보면 일부 지역의 경우 새로 부과된 관세 조치로 경제 심리가 위축됐던 지난해 봄의 극심한 침체기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매수자가 시장 진입을 망설이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리맥스올포인츠 리얼티의 밴쿠버 지역 중개인 팀 힐은 “현재 사람들이 부동산에 대해 예전만큼 흥분하지 않고 있다” 라며 “씁쓸한 현실이지만 사람들은 가격이 오를 때 비로소 열광하고, 나만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겨야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다”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인 광역 밴쿠버의 경우, 전통적인 봄 성수기의 시작인 지난 4월 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달 매매 거래량이 2025년 4월보다 4% 줄어든 가운데, 주택 가격은 2.2% 상승했다고 캐나다부동산협회(CREA)가 지난 14일 발표했다.

CREA는 최근 지속되는 무역 불확실성과 중동 전쟁 여파를 반영해 2026년도 시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되면서 캐나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올해 연간 주택 매매 거래량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에 예측했던 5.1%에서 1%로 대폭 낮추었다.

팀 힐 중개인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지금과 거의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며 “시장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면 오히려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BMO의 로버트 캅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봄철 시장의 거래량이 아직 정점에 달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요가 살아나면 지난해 침체기 동안 매물을 거둬들였던 매도인들이 다시 집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는 단기적으로 공급 확대를 유발해 주택 가격이 강한 반등 탄력을 받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캅치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에 ‘대폭적인 반등’을 이끌어낼 만한 여건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주택 구매 여력이 과거보다 개선되긴 했으나, 관망세를 유지하던 수많은 매수자를 대거 시장으로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라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현재로서는 모기지 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고착화되는 환경에 가깝다”라고 진단했다.

원인은 인구 성장세 둔화”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연방정부가 이민 수용 목표치를 삭감하면서 지난해 인구 성장세가 둔화된 점이다. 펜들리 책임자는 팬데믹 직후 이민자 유입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은 우연이 아니며, 현재는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콘도에 대한 투자 수요도 급감했으며, 특히 토론토와 밴쿠버 시장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펜들리 책임자는 “과거 콘도 투자 시장이 활발했던 이유는 매입 후 곧바로  신규 이민자나 유학생에게 임대해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유입 인구층이 감소하면서 자산의 근간이 되는 수요 자체가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새로운 현실’ 에 맞춰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최악의 터널은 지나왔다는 신호도 보인다고 언급했다.

“확실히 이번 가격 조정기의 하반기(막바지)를 지나고 있다” 며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으며, 매수자들이 하루아침에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올해 남은 기간 완만한 상승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재 매매 시장이 얼마나, 그리고 언제쯤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핵심 기저 요인은 ‘소득이 집값 상승세를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는가’이다. 캐나다 주택금융공사(CMHC)의 마티외 라베르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기 수요가 꾸준히 축적되어 왔지만, 글로벌 정세로 인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라베르주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이러한 불확실성에 다소 익숙해졌고 내부적으로도 신뢰가 조금씩 쌓이고는 있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O의 캅치치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 경제가 무역 교란과 글로벌 분쟁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론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그는 주택 시장이 약 5년 전 가격이 폭등하기 전의 ‘상식적인 수준’으로 평가 가치를 회복하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급 역학에 따라 일부 지역은 다시 강세를 보이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번 조정은 과거 길었던 주택 호황기에 대한 필연적인 대가”라며 “아직 완전한 안정기에 접어들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극에 달했던 2022년 초와 비교하면 정상화에 훨씬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